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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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심적 현상은 관상으로 알 수 없다
- 열자;제2편 황제[13]-
제나라에서 온 신통한 무당이 정나라에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계함이라 불리었다. 사람들이 언제 죽고 살며 언제 화가 미치고 복이 있을 것인지 또 수명이 길고 짧은 것을 모두 알아 맞혔다. 심지어는 어느 해 어느 날 그렇게 될 것인지 귀신같이 알았다.
정나라 사람들은 자기의 죽을 날을 미리 알까봐 그를 보기만 하면 다 피해 달아났다. 그런데 열자만은 그를 한 번 보자 마음이 끌렸다.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의 스승인 호구자에게 말하였다.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도를 가장 지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선생님보다 더 지극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호구자가 말하였다.
“내가 지금까지 너에게 도학은 다 가르쳐 주었지만 실지로 도술은 보여주지 못하였다. 너는 아직 도를 체득하였다고 말할 수 없다. 비유를 하자면 아무리 새의 암컷이 많다고 하더라도 한 마리의 수컷이 없으면 알을 낳지 못하는 것과 같다. 너는 내가 무당과 도술을 겨루는 것을 보면 반드시 나를 믿게 될 것이다. 그러니 무당을 데리고 와 나의 관상을 한번 보게 하거라.”
다음날 열자가 무당을 데리고 와 호구자의 관상을 보게 하였다. 무당은 관상을 다 보고 나서 밖으로 나와 열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스승은 곧 죽게 될 것입니다. 도저히 살 가망이 없습니다. 앞으로 열흘도 못살고 돌아가시게 될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스승에게서 이상한 상을 보았습니다. 기상이 마치 물에 젖은 재의 빛이었습니다.”
열자는 그 말을 듣고 방으로 들어가서 눈물을 흘리며 호구자에게 그 말을 전하였다. 그러나 호구자는 태연히 열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무당에게 흙덩어리와 같은 기상을 보여주었다. 나의 마음은 움직이지도 않고 정지하지도 않은 상태로 있었다. 이것은 나의 마음 속에 잠재한 덕의 기상을 막고 있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다시 한번 무당을 데리고 와 보거라.”
다음날 열자는 다시 무당을 데리고 와 호구자의 관상을 보게 하였다. 무당이 관상을 보고 나와 열자에게 말하였다.
“천만 다행입니다. 당신의 스승은 나를 만나 병이 낫게 되었습니다.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당신의 스승에게서 생의 잠재력의 움직임을 보았습니다.”
열자가 호구자에게 들어가 그 말을 전하자, 호구자가 열자에게 말하였다.
“이번에는 내가 그에게 하늘과 땅 사이에서 움직이는 나의 기상을 보여주었다. 사물과 사물의 명칭이 나의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발뒤꿈치로 숨을 쉬었다. 이것은 그가 나의 생의 잠재력이 움직이는 것만 본 것이다. 다시 한번 그를 데리고 와 보거라.”
다음날 열자는 다시 무당을 데리고 와 호구자의 관상을 보게 하였다. 무당이 밖으로 나와 열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스승은 정지되어 있지 않아 상을 볼 수가 없습니다. 만일 가만히 있기만 한다면 상을 제대로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열자가 안으로 들어가 호구자에게 무당의 말을 전하자 호구자가 말하였다.
“이번에는 그에게 마음이 맑고 깨끗한 기상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는 나의 수평선 같이 평온한 관상을 보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마음의 움직임이 어떤 때는 물이 소용돌이치는 것과 같고, 또 어떤 때는 물이 잔잔히 머무는 연못과도 같다. 어떤 때는 샘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연못과 같고, 어떤 때는 흘러 내려갔던 물이 다시 되돌아 흘러 들어오는 연못과도 같다. 어떤 때는 흘러 나가는 연못과 같고, 어떤 때는 가득 찬 연못과 같다. 이것을 아홉 가지 마음의 연못이라 한다. 어찌 되었든 다시 한번 그를 데리고 와 보거라.”
다음날 다시 열자가 무당을 데리고 와 호구자의 관상을 보게 하였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관상을 보던 무당이 안절부절못하다가 그만 넋이 빠져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달아났다. 호구자가 열자에게 말하였다.
“그의 뒤를 쫓아가 보아라.”
열자가 무당의 뒤를 따라 갔으나 끝내 따라잡지 못하고 돌아와 호구자에게 말하였다.
“무당을 놓쳐버렸습니다.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호구자가 열자에게 말하였다.
“아까는 그에게 나의 도가 아직 밖으로 나타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와 같이 허무의 상태로 돌아가서 자연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였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결국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되었다. 따라서 그는 나를 조화 속에 숨어서 흐르는 물같이 흘러간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도망쳐 버린 것이다.”
열자는 호구자의 말을 듣고 지금까지 배운 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아 집으로 돌아가 삼년 동안 문밖에 나가지 않고, 아내를 대신하여 밥을 지으며 부엌일을 하였고, 돼지 먹이기를 사람 먹이듯 하였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그리 애착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 때까지 갈고 닦았던 것을 다 버리고 다시 순박한 생활로 돌아왔다. 목석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외부의 사람과는 인연을 끊고 다만 하나의 도와 더불어 인생을 마치려고 하였다.
- 列子;第2篇 黃帝[13]-
有神巫自齊來處於鄭, 命曰季咸, 知人死生‧存亡‧禍福‧壽夭, 期以歲‧月‧旬‧日如神. 鄭人見之, 皆避而走. 列子見之而心醉, 而歸以告壺丘子, 曰:「始吾以夫子之道爲至矣, 則又有至焉者矣.」壺子曰:「吾與汝無其文, 未旣其實, 而固得道與? 衆雌而無雄, 而又奚卵焉? 而以道與世抗, 必信矣夫, 故使人得而相汝. 嘗試與來以予示之.」明日, 列子與之見壺子. 出而謂列子曰:「嘻!子之先生死矣, 弗活矣, 不可以旬數矣. 吾見怪焉, 見濕灰焉.」列子入, 涕泣沾襟以告壺子. 壺子曰:「向吾示之以地文, 罪乎不誫不止, 是殆見吾杜德幾也. 嘗又與來!」明日, 又與之見壺子, 出而謂列子曰:「幸矣, 子之先生遇我也有瘳矣. 灰然有生矣, 吾見杜權矣.」列子入告壺子. 壺子曰:「向吾示之以天壤, 名實不入, 而機發於踵, 此爲杜權. 是殆見吾善者幾也. 嘗又也來!」明日, 又與之見壺子, 出而謂列子曰:「子之先生, 坐不齋, 吾無得而相焉. 試齋, 將且復相之.」列子入告壺子. 壺子曰:「向吾示之以太衝莫朕, 是殆見吾衡氣幾也. 鯢旋之潘爲淵, 止水之潘爲淵, 流水之潘爲淵, 濫水之潘爲淵, 沃水之潘爲淵, 氿水之潘爲淵, 雍水之潘爲淵, 汧水之潘爲淵, 肥水之潘爲淵, 是爲九淵焉, 嘗又與來!」明日, 又與之見 壺子. 立未定, 自失而走. 壺子曰:「追之!」列子追之而不及, 反以報壺子, 曰:「已滅矣, 已失矣, 吾不及也. 「壺子曰:」向吾示之以未始出吾宗. 吾與之虛而猗移, 不知其誰何, 因以爲茅靡, 因以爲波流, 故逃也.」然後列子自以爲未始學而歸, 三年不出, 爲其妻촌, 食狶如食人, 於事無親, 雕琢復朴, 塊然獨以其形立, 忿然而封戎, 壹以是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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