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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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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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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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詩十二首[其八]잡시128 / 벼슬살이 바라지 않았고

 

- 陶淵明[도연명] -

 

代耕本非望[대경본비망] 벼슬살이 본디 바라던 바 아니었고

所業在田桑[소업재전상] 생업 삼은 것은 밭갈이와 누에치기

躬親未曾替[궁친미증체] 몸소 농사지으며 그친 적이 없는데

寒餒常糟糠[한뇌상조강] 변변찮은 음식에 늘 춥고 굶주리네

豈期過滿腹[기기과만복] 배 채우기 말고는 무엇을 바라겠나

但願飽粳糧[단원포갱량] 그저 쌀밥이나 실컷 먹어 보았으면

冬足大布[어동족대포] 겨울나기 올 굵은 베옷이면 족하고

麤絺以應陽[추치이응양] 여름나기 거친 갈포면 되건마는

正爾不能得[정이불능득] 어찌 이 조차도 얻을 수 없나

哀哉亦可傷[애재역가상] 슬프고도 가슴 찢어질 것 같도다

人皆盡獲宜[인개진획의] 대개의 사람들은 단란하게 살건만

拙生失其方[졸생실기방] 못난 나는 살아갈 방도를 잃었나니

理也可奈何[이야가내하] 천리가 그렇다면 어찌 할 수 있으랴

且爲陶一觴[차위도일상] 일단 도연히 술이나 한 잔 마실밖에

 


도연명[陶淵明] 도잠(陶潛). 동진(東晉) 말기부터 남조(南朝) (:유송劉宋) 초기 사람이다. 시인이자 문학가로 청신하고 자연스러운 시문으로 시명을 얻었다. 강주(江州) 심양(尋陽) 시상(柴桑)에서 태어났다. 자는 원량(元亮)이다. ()나라에 와서 이름을 잠()으로 바꾸었다. 일설에는 연명(淵明)이 그의 자()라고도 한다. 증조부 도간(陶侃)은 동진(東晉)의 개국공신으로 관직이 대사마에 이르렀으며, 조부 도무(陶茂)와 부친 도일(陶逸)도 태수를 지냈다. 29세 때에 벼슬길에 올라 주()의 좨주(祭酒)가 되었지만, 얼마 안 가서 사임하였다. 그 후 생활을 위하여 진군참군(鎭軍參軍건위참군(建衛參軍)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항상 전원생활을 동경한 그는 팽택현령(彭澤縣令)이 되었으나 80여 일 만에 벼슬을 버리고, 41세에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전원으로 돌아와 문 앞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하였다. 고향에 은거한 뒤에 다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63세에 세상을 떴다. 그의 사후에 평소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이 그에게 정절선생(靖節先生}이란 시호를 주어 불렀다. ()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고금의 은일시인 가운데 첫머리[古今隱逸詩人之宗]”라 평가했을 만큼 그의 시풍이 중국문학사에 남긴 영향이 매우 크다. 주요 작품으로 음주(飮酒귀원전거(歸園田居도화원기(桃花源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귀거래사(歸去來辭) 등이 있다. 도연명이 직접 지은 만사는 고금사문유취(古今事文類聚)에 의만가사(擬挽歌辭)라는 제목으로 3수가 실려 있다.

대경[代耕] 대신하여 경작하다. 농사 대신 다른 방법으로 생계를 도모하다. 벼슬길에 나가다. 관리가 되다. 벼슬살이 하다. 벼슬을 얻으면 밭을 갈지 않고 녹봉을 받아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불렀다.

소업[所業] ()으로 하는 일. () 삼아 하는 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하는 일.

생업[生業] 살아가기 위하여 하는 일.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는 일.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職業).

전상[田桑] 밭일과 양잠(養蠶).

궁친[躬親] 몸소 하다. 몸소. 스스로 하다. 친히.

한뇌[寒餒] 추위와 굶주림.

조강[糟糠] 지게미와 쌀겨. 난한 사람이 먹는 변변치 못한 음식(飮食)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어동[禦冬] 겨울 추위를 막음, 또는 그런 일. 겨울을 날 준비(準備).

응양[應陽] 여름나기. 여름을 지낸다. ‘()’ 대처하다. ‘()’ 여름의 햇볕.

졸생[拙生] 자기를 겸손(謙遜)하여 이르는 말. 남자가 웃어른을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가리키는 말.

이치[理致] 사물(事物)의 정당(正當)한 조리(條理). 또는, 도리(道理)에 맞는 취지(趣旨).

천리[天理] 천지만물이 생성되고 움직이는 이치. 천지(天地) 자연(自然)의 도리(道理). 하늘의 바른 도리(道理). 천지자연의 이치. 자연의 법칙. 하늘의 바른 도리.

도연[陶然] 술이 거나하게 취한 모양. 즐겁고 편안한 모양. 흐뭇하다.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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