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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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마지막 한마디를 알고 싶은가
-[제51칙]요식말구후 -
<수시>-----------------------------
시비가 생기자마자 혼란스러워 마음을 잃게 되고, 단계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또한 알 수 없다. 말해 보아라. 늘어놓아야 하겠느냐, 아니면 그만두어야 하겠느냐? 여기에 이르러서 실오라기만큼이라도 아는 것이 있어, 말에 막히고 기연이나 경계에 얽매인다면, 모두 풀에 의지하고 나무에 붙은 것처럼 허망한 짓이 될 뿐이다. 설령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이르렀다 하여도 만 리나 떨어진 곳에서 고향을 바라보는 것과 같을 뿐이다. 이를 알겠느냐? 아직 알지 못했다면 그대로 있는 공안을 깨치도록 하거라.
<본칙>-----------------------------
설봉스님이 암자에 주석할 때에 두 스님이 찾아와 예배를 하자, 설봉스님이 그들을 보고 암자 문을 열고 몸을 내밀면서 말하였다.
“뭐냐?”
찾아온 스님 또한 같은 말을 하였다.
“뭐냐?”
그러자 설봉스님은 머리를 숙이고 암자로 되돌아가버렸다. 그 스님이 그 뒤 암두스님 처소에 이르자, 암두스님이 물었다.
“어디에서 오는가?”
“영남지방에서 왔습니다.”
“설봉스님한테는 갔다 왔느냐?”
“갔다 왔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냐?”
스님이 지난날에 했던 대화를 말씀드리자, 암두스님은 말하였다.
“그가 무슨 말을 하더냐?”
“설봉스님은 아무런 말씀 없이 머리를 숙이고 암자로 돌아가버렸습니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일러주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럽다. 그에게 일러주었더라면 천하 사람들이 설봉스님을 어찌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 스님이 여름 안거 끝에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다시 들추어내어 법문을 청하였다.
“왜 진작 묻지 않았느냐?”
“감히 쉽게 여쭙지 못했습니다.”
“설봉스님이 나와 한 가지에서 나기는 했으나, 나와 똑같지는 않다. 말후구를 알고자 하는냐? 이것뿐이다.”
<송>-------------------------------
마지막 한 마디 그대에게 말하리니
밝음과 어둠이 쌍쌍인 때로구나
한가지에서 나온 것은 모두 알지만
죽음을 달리한다는 건 모르는구나
까맣게 모르는구나
석가와 달마도 분별해 보아야 알 일
남북동서로 돌아가련다
한밤중에 함께 보네 일천 바위 뒤덮은 눈
-[第51則]要識末句後 -
<垂示> 垂示云. 纔有是非. 紛然失心. 不落階級. 又無摸索. 且道放行卽是. 把住卽是. 到這裏. 若有一絲毫解路. 猶滯言詮. 尙拘機境. 盡是依草附木. 直饒便到獨脫處. 未免萬里望鄕關. 還搆得麽. 若未搆得. 且只理會箇理成公案. 試擧看.
<本則> 擧. 雪峰住庵時. 有兩僧來禮拜. 峰見來. 以手托庵門. 放身出云. 是什麽. 僧亦云. 是什麽. 峰低頭歸庵. 僧後到巖頭. 頭問. 什麽處來. 僧云. 嶺南來. 頭云. 曾到雪峰麽. 僧云. 曾到. 頭云. 有何言句. 僧擧前話. 頭云. 他道什麽. 僧云. 他無語低頭歸庵. 頭云. 噫我當初悔不向他道末後句. 若向伊道. 天下人不奈雪老何. 僧至夏末. 再擧前話請益. 頭云. 何不早問. 僧云. 未敢容易. 頭云. 雪峰雖與我同條生. 不與我同條死. 要識末句後. 只這是.
<頌> 末後句爲君說. 明暗雙雙底時節. 同條生也共相知. 不同條死還殊絶. 還殊絶. 黃頭碧眼須甄別. 南北東西歸去來. 夜深同看千巖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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