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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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천하장사 오획도 병들어 위독하면
어린아이가도 매질하여 다룰 수 있고
천하미인 왕장도 썩어서 냄새나면
여우와 삵이 무덤을 뚫고 서로 노린다.
烏獲病危, 雖童子制梃可撻.
오획병위, 수동자제정가달.
王嬙臭腐, 惟狐狸鑽穴相窺.
왕장취부, 유호리찬혈상규.
<格言聯璧격언련벽 / 悖凶類패흉류>
✦ 오획[烏獲] 중국 춘추 전국 시대 진(秦)나라 무왕(武王) 때의 용사(勇士)이다. 천균(千鈞)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장사로, 당시 역사(力士)였던 임비(任鄙)・맹분(孟賁)과 함께 진무왕(秦武王)의 신임을 받았다. 한서(漢書) 권57하 사마상여전(司馬相如傳)에 “힘은 오획이요, 날래기는 경기(慶忌)요, 용맹은 맹분(孟賁)과 하육(夏育)이라네.[故力稱烏獲, 捷言慶忌, 勇期賁·育.]”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고자하(告子下)에 “그렇다면 오획이 들던 짐을 든다면 이 또한 오획이 될 뿐이니, 사람이 어찌 이기지 못함을 걱정하는가. 자기가 하지 않을 뿐인 것이다.[然則擧烏獲之任 是亦爲烏獲而已矣 夫人 豈以不勝爲患哉 弗爲耳]”라고 하였다. 獲은 음이 ‘획’과 ‘확’ 등으로 혼용되고 있으나, 패문운부(佩文韻府)에서는 입성(入聲) 11맥운(陌韻)에 분류하고 ‘후획(後獲)’·‘오획(烏獲)’ 등을 용례로 제시하였으므로, ‘得(득)’의 뜻에 해당하는 ‘획’으로 독음해야 한다. ‘확’은 ‘곤박실지(困迫失志)’·‘운확(隕獲)’의 뜻으로, 입성(入聲) 10약운(藥韻)이다.
✦ 병위[病危] 위독하다. 병이 위중하다.
✦ 왕장[王嬙] 왕소군(王昭君). 한 원제(漢元帝)의 궁인(宮人)이다. 이름은 왕장(王嬙)이고 자는 소군(昭君)인데, 진(晉) 나라 때 사마소(司馬昭)의 이름을 휘(諱)하기 위하여 소군(昭君)을 고쳐 명비(明妃)라 불렀다. 원제가 흉노(匈奴)의 호한야 선우(呼韓邪單于)의 요청에 따라 명비를 그에게 시집보내고 화친하니, 원한이 사무쳐 아들 넷을 낳고 자살하였다. 이 때문에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악곡(樂曲)이 생기게 되었다. 서경잡기(西京雜記) 권2에 “원제(元帝)는 후궁이 많아 평상시 볼 수가 없었으므로 화공에게 모습을 그리게 하고, 그 그림을 살펴보고 불러들여 합방하였다. 궁인(宮人)들이 모두 화공에게 뇌물을 주었는데, 많은 경우는 십만이었고, 적은 경우도 오만보다 적지 않았다. 오직 왕장(王嬙)만은 뇌물을 주지 않아 마침내 왕을 모실 수 없었다. 후에 흉노가 입조(入朝)하여 알씨(閼氏: 흉노족 선우의 처)로 삼을 미인을 구하였는데, 이때 왕이 그림을 보고 왕소군이 가도록 하였다. 그녀가 떠날 때에 이르러 불러 보니, 용모가 후궁 중에 제일이었고 응대도 잘하고 거동도 우아하였다. 왕이 후회하였으나 명부가 이미 정해졌고, 제왕이 외국에 대한 신의를 중시해야 했기에 다른 사람으로 바꾸지 못하였다. 이에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화공들이 모두 처형되어 저자거리에 버려졌다.[元帝後宮旣多 不得常見 乃使畵工圖形 按圖 召幸之 諸宮人 皆賂畵工 多者十萬 少者亦不減五萬 獨王嬙不肯 遂不得見 後匈奴入朝求美人爲閼氏 於是上案圖以昭君行 及去召見 貌爲後宮第一 善應對 擧止閑雅 帝悔之 而名籍已定 帝重信於外國 故不復更人 乃窮案其事 畫工皆棄市]”라고 하였다.
✦ 취부[臭腐] 취부(臭腐)는 냄새가 나게 썩은 것을 말한다. 장자(莊子)에서 사람의 삶과 죽음을 하나로 보아 “아름다운 것을 신기(神奇)라 하고 더러운 것을 취부(臭腐)라 하는데, 취부가 다시 변화하여 신기가 되고, 신기가 다시 변화하여 취부가 된다.[是其所美者爲神奇 其所惡者爲臭腐 臭腐後化爲神奇 神奇後化爲臭腐]”라고 하였다. <莊子 知北遊>
✦ 호리[狐狸] 여우와 살쾡이. 여우와 삵. 곧 소인배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임. 호리(狐貍).
【譯文】 大力士烏獲病危, 連小孩子都能拿棍子打他. 美人王昭君死了, 只有狐狸能鑽到墓中偷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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