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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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군신관계는 타산관계이다
- 한비자 제36편 논난(1) [3] -
관중이 큰 병에 걸렸다. 환공이 문병을 와서 말하였다.
“중부께서 불행히도 천명을 다하게 된다면 나에게 할 말이 없습니까.”
관중이 대답하였다.
“군주께서 말씀이 없으셨더라도 일러둘 말이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군주께서는 수조를 버리시고 역아도 그만두게 하시고, 위나라 공자 개방도 멀리 하십시오. 역아는 군주의 요리사 였습니다만 군주께서 사람의 고기만 잡수어 보시지 못했다 하여 제 장남을 삶아서 권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정상으로 보아 누구나 제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아처럼 제 자식도 사랑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군주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군주께서는 질투심이 강하시며 여색을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수조는 스스로 거세를 하고 후궁을 단속하는 책임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인정상으로 볼 때 제 몸뚱이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수조와 같이 자기 몸뚱이 하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군주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개방은 군주를 섬기기를 5년이나 하였습니다. 제나라와 위나라와의 거리는 불과 며칠의 거리에 불과한데도 그 모친을 살피지 않고 관리를 하는 동안에 단 한번도 고향에 간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 모친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군주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자랑하고 뽐내면 오래가지 않고, 거짓은 숨기더라도 머지않아 드러난다」고 했습니다. 부디 그 세 사람을 추방하시기 바랍니다.”
관중이 죽었으나 환공은 그의 유언을 실행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환공이 사망하자 구더기가 시체에서 기어나올 정도가 되었어도 장례를 치르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관중이 환공에게 한 말은 법도를 터득한 자의 말이 아니다. 수조와 역아를 추방하라는 이유는 그 두 사람이 자기 몸뚱이를 사랑하지 않고 군주의 욕망을 이룩해 주었다는 데에 있었다. 관중은 「자기 몸도 사랑하지 않는 자가 어찌 군주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는데, 만일 관중의 말대로라면 신하 가운데 제 목숨을 버리고 군주를 위해 일하는 자가 있더라도, 관중은 곧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않는 자가 어찌 군주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할 것이다. 이것은 충신을 배제하는 언동이다. 그리고 또 자기 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로 그 군주를 사랑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사실은 관중 자신이 그 옛날 그의 군주였던 공자 규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지 않은 일과 또 환공을 위해서 목숨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는 셈이 된다. 따라서 관중 자신도 제거해야 할 부류에 속한다.”
현명한 군주의 방법은 그와 같은 것이 아니다. 백성이 바라고 있는 것을 내세우고 공을 세우라고 독려해야 되며, 작록을 만들어 놓고 백성을 고무해야 되며, 또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내세우고 그 간악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되며, 형벌을 만들어 백성을 위협해야 하는 것이다.
상을 주어야 할 자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벌을 받을 만한 자에게는 반드시 형벌을 과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군주는 신하로 하여금 공을 세우게 할 수 있고, 또 간악한 자가 등용되지 않으므로 수조와 같은 인물이 있더라도 군주를 어찌할 수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신하는 목숨을 내던지며 군주와 흥정을 하고, 군주는 작록을 제시하여 그것으로 신하의 흥정에 응하고 있다. 군신관계는 부자관계처럼 친밀한 것도 아니고, 타산 관계로 생겨난 것이다. 군주가 도를 행하면 신하는 힘을 다하여 섬기어 간악이 발생되지 않으나, 군주가 도를 제대로 행하지 않으면 신하는 군주의 눈을 속이고 사리사욕을 충족한다. 관중은 그 이치를 환공에게 설명하지 않고, 수조를 추방하려고 했지만 또 다른 수조가 반드시 생겨나게 마련인 것이다. 이래서는 간신을 멸종시킬 수 없다.
더욱이 또 환공이 죽어서 구더기가 시체에서 기어나올 때까지 매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신하의 세력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신하의 세력이 강하면 그 결과로 군주를 조종하게 된다. 군주를 조종하는 신하가 있게 되면 군주의 명령은 아래까지 전달되지 않으며, 신하의 실정은 군주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권신의 힘은 임금과 신하의 사이를 떼어놓게 되어, 신하의 선악이 군주에게 전해지지 않고 화복도 군주에게 전해질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군주가 매장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현명한 군주의 방침은 한 사람에게 두 가지 일을 겸하게 하지 않는다. 비천한 자는 존귀한 자의 안내 없이도 군주 앞에 나설 수 있고, 대신은 군주의 측근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군주와 만날 수 있으며, 백관이 빠짐없이 군주와 소통되고, 신하들은 군주를 중심으로 모이게 되며, 상을 받는 자는 군주가 그 공로를 짐작하고, 벌을 받는 자는 군주가 그 죄를 인정한다. 미리 사람의 공로를 똑바로 짐작하고 또 죄를 인정하고 있어서 상벌이 애매하게 되지 않는다면 어찌 매장되지 않는다는 일이 발생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관중은 이 생각을 환공에게 설명하지 않고 세 사람의 인물을 배척하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관중은 법도를 모르고 있었다」라고 하는 것이다.
- 韓非子 第36篇 論難(一) [3] -
管仲有病, 桓公往問之, 曰:「仲父病, 不幸卒於大命, 將奚以告寡人?」 管仲曰:「微君言, 臣故將謁之. 願君去豎刁, 除易牙, 遠衛公子開方. 易牙爲君主味, 君惟人肉未嘗, 易牙烝其子首而進之. 夫人情莫不愛其子, 今弗愛其子, 安能愛君? 君妒而好內, 豎刁自宮以治內. 人情莫不愛其身, 身且不愛, 安能愛君? 開方事君十五年, 齊·衛之間, 不容數日行, 棄其母, 久宦不歸. 其母不愛, 安能愛君? 臣聞之:‘矜僞不長, 蓋虛不久, 願君去此三子者也.」 管仲卒死, 而桓公弗行. 及桓公死, 蟲出尸不葬.
或曰:管仲所以見告桓公者, 非有度者之言也. 所以去豎刁, 易牙者, 以不愛其身適君之欲也. 曰:「不愛其身, 安能愛君?」 然則臣有盡死力以爲其主者, 管仲將弗用也. 曰:「不愛其死力, 安能愛君?」 是欲君去忠臣也. 且以不愛其身, 度其不愛其君, 是將以管仲之不能死公子糾度其不死桓公也, 是管仲亦在所去之域矣. 明主之道不然, 設民所欲以求其功, 故爲爵祿以勸之;設民所惡以禁其姦, 故爲刑罰以威之. 慶賞信而刑罰必, 故君擧功於臣, 而姦不用於上, 雖有豎刁, 其奈君何? 且臣盡死力以與君市, 君垂爵祿以與臣市. 君臣之際, 非父子之親也, 計數之所出也. 君有道, 則臣盡力而姦不生;無道, 則臣上塞主明而下成私. 管仲非明此度數於桓公也, 使去豎刁, 一豎刁又至, 非絶姦之道也. 且桓公所以身死蟲流出尸不葬者, 是臣重也. 臣重之實, 擅主也. 有擅主之臣, 則君令不下究, 臣情不上通. 一人之力能隔君臣之間, 使善敗不聞, 禍福不通, 故有不葬之患也. 明主之道:一人不兼官, 一官不兼事;卑賤不待尊貴而進論, 大臣不因左右而見;百官修通, 群臣輻湊;有賞者君見其功, 有罰者君知其罪. 見知不悖於前, 賞罰不弊於後, 安有不葬之患? 管仲非明此言於桓公也, 使去三子, 故曰:管仲無度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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