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논공행상은 정확해야 한다
- 한비자 제36편 논난(1) [1] -
진나라 문공은 초나라와 싸우기 위해서 구범을 초대해서 이렇게 물었다.
“초나라와 싸우려고 하는데 그 쪽은 수가 많고, 우리는 수가 적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구범이 대답하였다.
“저는 「조그만 일에 대해서는 군주는 모름지기 충실과 성실을 다하지만, 전쟁에서는 사정없이 상대방을 기만하는 술책을 써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군주께서는 적을 기만하는 수밖에 다른 수가 없습니다.”
문공은 구범을 물러나게 한 다음, 이 번에는 옹계를 불러들여 물어보았다.
“나는 초나라와 싸우려고 한다. 그 편은 수가 많고 우리는 수가 적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옹계가 대답하였다.
“사냥을 하는데 숲에 불을 놓아 앞일을 생각할 것 없이 짐승을 잡는다면, 나중에는 산에 짐승이 없어질 것입니다. 앞일을 생각하지 않고 백성을 속여 당장의 이익만을 올리게 되면, 앞으로는 다시 그런 일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문공이 말하였다.
“알았다.”
문공은 옹계를 물러나게 하고, 구범의 계략에 따라 초나라와 싸워 이를 격파하고 귀국하여 논공행상을 할 때, 옹계를 먼저 하고, 구범을 나중으로 하였다.
신하들은 이 조치를 비판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구범의 덕택입니다. 그런데 그의 계책을 채택하고도 그를 뒤로 미룬다는 것이 될 말입니까.”
문공이 말하였다.
“나의 조치에 대해서 그대들은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구범의 진언은 일시적인 것이지만, 옹계의 진언은 만세에 통하는 이익을 말해 주었기 때문인 것이다.”
공자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문공이 패업을 달성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시적인 이익을 알며 또한 만세에 통하는 이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논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옹계의 대답은 문공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이란 것은 질문의 대소와 완급에 따라 하는 법이다. 질문의 뜻이 높고 큰데 낮고 작은 답변을 하게 되면 현명한 군주는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공은 작은 병력으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법을 묻고 있었는데 옹계가 「나중에는 다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오」라고 대답한 것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닌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문공은 일시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고, 또 만세에 통하는 이익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 왜냐하면, 싸워서 승리를 한다면 국가는 평안무사하고, 그 일신도 안정될 것이며, 또 병력도 강화되고 국위도 확립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후 전쟁을 반복한다 하더라도 그 보다 더 큰 이익을 거둘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만세에 통하는 이익을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싸워서 승리하지 못하면 국가는 멸망할 것이며, 병력은 약화되고 그 일신도 전사할 것이며, 그 이름도 없어져서 결국은 끝장을 보게 되는데, 어찌 만세에 통하는 영원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만세에 통하는 이익을 기대하려면 우선 당장의 승리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며, 오늘 당장에 적을 기만하는 일만이 만세에 통하는 영원한 이익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옹계의 대답은 문공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문공은 구범의 말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다. 구범이 사정없이 상대를 기만하라고 한 것은 이 편 백성을 속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적을 기만하라는 뜻이다. 적은 정복의 대상이 되는 나라이다. 두 번 다시 같은 방법을 반복하지 않아도 정복된 이상 그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문공이 옹계에게 상을 먼저 준 것이 그 공적 때문인가. 초나라를 격파하여 적에게 승리한 것은 구범의 계락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면 옹계는 좋은 진언을 한 것인가. 옹계는 앞으로 두 번 다시 반복 될 수 없다고 했을 뿐이지 좋은 의견을 말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구범은 전공과 좋은 의견을 말했다는 두 가지 일을 겸한 것이다. 구범도 조그만 일을 행함에 있어서는 군주가 충실과 성의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으나, 그 충실이란 신하를 사랑하는 덕을 의미하며, 성의란 신하를 속이지 않는 덕을 뜻하고 있다. 그가 사랑하여 속이지 않는 이상 그 보다 좋은 의견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이는 수단을 사용하라고 한 것은 전쟁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구범은 거사 전에 좋은 의견을 말했고, 나중에 승리를 가져왔기 때문에 구범에게는 두 가지 공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논공행상이 뒤로 미루어졌고, 옹계는 공이 하나도 없었음에도 논공행상에서 앞에 섰다. 「문공이 패왕이 된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 공자도 논공행상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한 말인 것이다.”
- 韓非子 第36篇 論難(一) [1] -
晉文公將與楚人戰, 召舅犯問之, 曰:「吾將與楚人戰, 彼衆我寡, 爲之奈何?」 舅犯曰:「臣聞之:繁禮君子, 不厭忠信;戰陣之閒, 不厭詐僞. 君其詐之而已矣.」 文公辭舅犯, 因召雍季而問之, 曰:「我將與楚人戰, 彼衆我寡, 爲之奈何?」 雍季對曰:「焚林而田, 偸取多獸, 後必無獸;以詐遇民, 偸取一時, 後必無復.」 文公曰:「善.」 辭雍季, 以舅犯之謀與楚人戰以敗之. 歸而行爵, 先雍季而後舅犯. 群臣曰:城濮之事, 舅犯謀也. 夫用其言而後其身, 可乎?」 文公曰:此非君所知也. 夫舅犯言, 一時之權也;雍季言, 萬世之利也.」 仲尼聞之, 曰:「文公之霸也, 宜哉!旣知一時之權, 又知萬世之利.」
或曰:雍季之對, 不當文公之問. 凡對問者有因, 因小大緩急而對也. 所問高大, 而對以卑狹, 則明主弗受也. 今文公問 「以少遇衆」, 而對曰 「後必無復」, 此非所以應也. 且文公不知一時之權, 又不知萬世之利, 戰而勝, 則國安而身定, 兵强而威立, 雖有後復, 莫大於此, 萬世之利奚患不至. 戰而不勝, 則國亡兵弱, 身死名息, 拔拂今日之死不及, 安暇待萬世之利? 待萬世之利, 在今日之勝;今日之勝, 在詐於敵;詐敵, 萬世之利也. 故曰:雍季之對, 不當文公之問. 且文公又不知舅犯之言. 舅犯所謂 「不厭詐僞」 者, 不謂詐其民, 謂詐其敵也. 敵者, 所伐之國也;後雖無復, 何傷哉? 文公之所以先雍季者, 以其功耶? 則所以勝楚破軍者, 舅犯之謀也, 以其善言耶, 則雍季乃道其後之無復也. 此未有善言也. 舅犯則以兼之矣. 舅犯曰 「繁禮君子, 不厭忠信」 者, 忠, 所以愛其下也;信, 所以不欺其民也. 夫旣以愛而不欺矣, 言孰善於此. 然必曰 「出於詐僞」 者, 軍旅之計也. 舅犯前有善言, 後有戰勝. 故舅犯有二功而後論, 雍季無一焉而先賞. 「文公之霸也, 不亦宜乎?」 仲尼不知善賞也.
'옛글[古典]산책 > 한비자[韓非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의는 예의와 질서 안에서 존재한다/한비자/논난/ (0) | 2020.08.31 |
---|---|
충언도 예의가 있어야 한다/한비자/논난/ (0) | 2020.08.31 |
상과 벌은 냉정해야 한다/한비자/논난/ (0) | 2020.08.31 |
군신관계는 타산관계이다/한비자/논난/ (0) | 2020.08.30 |
모순(矛盾), 몸으로 다스리지 마라/한비자/논난/ (0) | 2020.08.30 |
확고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한비자/외저설(우하)/ (0) | 2020.08.30 |
고루 누리게 하라/한비자/외저설(우하)/ (0) | 2020.08.30 |
사물의 도리에 따라야 한다/한비자/외저설(우하)/ (0) | 2020.08.30 |
사람을 모으는 기술 [致人之術치인지술]/한비자/외저설(우하)/ (0) | 2020.08.30 |
채찍은 뒤에서 쳐라/한비자/외저설(우하)/ (0) | 2020.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