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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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新城道中二首[신성도중2수] 신성 가는 길
- 蘇軾[소식] -
[其一]
東風知我欲山行[동풍지아욕산행] 봄바람은 산에 갈 내 마음을 아는지
吹斷檐間積雨聲[취단첨간적우성] 처마 새 궂은 빗소리 불어 끊어주네
嶺上晴雲披絮帽[영상청운피서모] 봉우리 위 갠 구름은 솜 모자 쓴 듯
樹頭初日掛銅鉦[수두초일괘동정] 나무 끝 갓 뜬 해는 구리 징을 건 듯
野桃含笑竹籬短[야도함소죽리단] 개복사꽃 미소 띤 나지막한 대울타리
溪柳自搖沙水淸[계류자요사수청] 냇버들 한들거리는 모래내 물은 맑아
西崦人家應最樂[서엄인가응최락] 서산 마을 사람들 더 없이 즐거우리
煮芹燒筍餉春耕[자근소순향춘경] 미나리 죽순 무쳐 봄갈이 참 내가네
[其二]
身世悠悠我此行[신세유유아차행] 신세 한가로워라 나의 이번 순행길
溪邊委轡聽溪聲[계변위비청계성] 시냇가에서 고삐 놓고 물소리 듣네
散材畏見搜林斧[산재외견수림부] 잡목이 숲 뒤지는 도끼 두려워하고
疲馬思聞卷旆鉦[피마사문권패정] 노둔한 말이 회군의 징소리 그리네
細雨足時茶戶喜[세우족시다호희] 때맞춘 가랑비에 차 농가 기뻐하고
亂山深處長官淸[난산심처장관청] 험한 산 깊은 고을 현령은 청렴하네
人間岐路知多少[인간기로지다소] 세상에 갈림길 얼마나 많은지 아나
試向桑田問耦耕[시향상전문우경] 나란히 뽕밭 가는 이에게 물어보네
※ 이 시는 소식(蘇軾)이 항주(杭州) 통판(通判)으로 있을 때, 농부들의 봄날 농사를 고무하기 위해, 관내 순행(巡行 : 감독하거나 단속하기 위해 돌아다님) 차 신성(新城: 항주杭州 서남쪽 약 80킬로 지점. 지금의 신등新登)에 가는 도중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 소식[蘇軾] 송(宋) 신종(神宗)·철종(哲宗) 때의 문인으로 미주(眉州) 미산(眉山: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미산眉山) 사람이다. 자는 자첨(子瞻)·화중(和仲)이며, 호는 동파거사(東坡居士)·정상재(靜常齋)·설랑재(雪浪齋)이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벼슬은 항주통판(杭州通判)·항주지주(抗州知州) 등을 지냈는데 치적이 있었고, 단명전학사(端明殿學士)·예부상서(禮部尙書)에 이르렀다.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을 반대하여 좌천되었으나 뒤에 철종(哲宗)에게 중용(重用)되었다. 소순(蘇洵)의 아들이자 소철(蘇轍)의 형으로 이 삼부자를 삼소(三蘇)라 부르는데 각기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자리를 차지하였다. 시는 송대(宋代)의 제1인자로 꼽히고 글씨와 그림에도 능하였다. 사(詞)에서는 신기질(辛棄疾)과 함께 소신(蘇辛)으로, 시에서는 황정견(黃庭堅)과 함께 소황(蘇黃)으로 병칭되었으며, 그림에서도 황정견(黃庭堅), 미불(米芾), 채양(蔡襄) 등과 함께 송사가(宋四家)로 불렸다. 또한 경사(經史)에 통하여 그의 학파를 촉파(蜀派)라 한다. 그의 시 적벽부(赤壁賦)가 유명하고, 저서에 역서전(易書傳), 논어설(論語說), 구지필기(仇池筆記), 동파칠집(東坡七集), 동파악부(東坡樂府), 동파지림(東坡志林), 동파전집(東坡全集) 등이 있다.
❍ 적우[積雨] 장맛비. 줄기차게 내린 비. 오랫동안 오는 비. 쌓이고 쌓인 오랜 근심.
❍ 동정[銅鉦] 동라. 구리로 만든 징 비슷한 타격악기. 구리로 된 종 모양의 북으로 상고 때 전쟁에서 군대의 진격을 중지시키는 신호로 치던 것이다.
❍ 엄[崦] 해가 저무는 곳이다. 광운(廣韻)에 “崦(엄)은 崦嵫(엄자)이다. 산 아래에 우천이 있는데 해가 그곳으로 진다[崦崦嵫 山下有虞泉 日所入]”라고 하였다.
❍ 엄자산[崦嵫山] 중국 감숙성(甘肅省) 천수현(天水縣) 서쪽에 있는 산이다. 옛날에 해가 들어가는 곳이라는 전설이 있어, 만년(晚年) 또는 노년(老年)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광운(廣韻)에 “崦(엄)은 崦嵫(엄자)이다. 산 아래에 우천이 있는데 해가 그곳으로 진다[崦崦嵫 山下有虞泉 日所入]”라고 하였고, 굴원(屈原)의 초사(楚辭) 이소(離騷)에 “나는 희화에게 속도를 늦추라 하고, 엄자산 쪽으로는 가까이 가지 않게 했다[吾令羲和弭節兮 望崦嵫而勿迫]”라는 구절에, 왕일(王逸)이 “엄자는 해가 들어가는 산이다[崦嵫 日所入山也]”라고 주를 달았다.
❍ 신세[身世] 일신상에 관련된 처지나 형편. 가련하다거나 외롭다거나 가난하다거나 하는 따위의 일신상의 처지와 형편. 남에게 도움을 받거나 괴로움을 끼치는 일. 인생의 경력이나 처지. 지위. 명성. 일생(一生).
❍ 유유[悠悠] 한적하다. 한가로이 노닐다. 침착하고 여유가 있다. 한가하다. 유유하다. 여유 있다. 느긋하다. 느리다.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다. 한가하여 긴요함이 없다.
❍ 위비[委轡] 고삐를 맡겨두다. 고삐를 풀어놓다. 고삐를 놓아두다.
❍ 산재[散材] 쓸모없는 재목.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곡원에 이르러 신사(神社)의 상징으로 심은 상수리나무를 보았다. 그 크기는 수천 마리의 소를 가릴 정도였으며, 굵기는 재어보니 백 아름이나 되었고, 높이는 산을 내려다볼 정도였으며, 여든 자쯤 되는 데서 가지가 나와 있었는데 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것도 수십 개나 되었다.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시장처럼 많았으나 장석은 돌아보지 않더니 마침내 그곳을 떠나면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말하기를 ‘쓸모없는 나무이다. 이것으로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널을 짜면 곧 썩을 것이며, 기물을 만들면 곧 망가지고 문을 만들면 진이 흐를 것이며, 기둥을 만들면 좀이 생길 것이다. 이것은 재목이 되지 못하는 나무이다. 아무 소용도 없기 때문에 이처럼 오래 살 수 있었던 것이다.’[匠石之齊 至於曲轅 見櫟社樹 匠石之齊 至乎曲轅 見櫟社樹 其大蔽牛 絜之百圍 其高臨山 千仞而後有枝 其可以爲舟者 旁十數 觀者如市 匠伯不顧 遂行不輟……散木也 以爲舟則沈 以爲棺槨則速腐 以爲器則速毁 以爲門戶則液樠 以爲柱則蠧 是不材之木也 無所可用 故能若是之壽]”라는 내용이 보이고,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혜자(惠子)가 말하기를 “내가 큰 나무가 있는데, 저(樗)라 부른다. 그 뿌리는 옹종(擁腫)하여 먹줄에 맞지 않고, 작은 가지는 굽어져 규구(規矩)에 맞지 않으므로, 길 가에 서 있어도 대목이 돌아보지도 아니한다.”고 하니, 장자(莊子)가 말하기를 “지금 당신은 큰 나무를 가지고 그것이 쓸데없다고 탓하고 있다. 어찌하여 아무것도 없는 넓고 막막한 들에 그것을 심어 놓고, 하는 일 없이 그 주변을 노닐거나 졸리면 그 아래 드러누워 낮잠을 잘 생각은 하지 않는가? 그 나무는 쓸모가 없으니 도끼에 찍혀 일찍 죽지도 않을 것이고, 어느 것도 그 나무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는 것이 어찌 근심거리가 되겠는가[今子有大樹, 患其无用, 何不樹之於无何有之鄕, 廣莫之野, 彷徨乎无爲其側, 逍遙乎寢臥其下. 不夭斤斧, 物无害者, 无所可用, 安所困苦哉!]”라고 하는 내용이 보인다.
❍ 잡목[雜木] 대수롭지 아니한 온갖 나무. 재목으로는 쓸 수 없고 땔나무로나 가능한 나무.
❍ 피마[疲馬] 지친 말. 쓸모없는 말.
❍ 권패정[卷旆鉦] 군의 휴식 또는 퇴각신호. 권(卷)은 말다. 패(旆)는 대장기(大將旗)로 검은 바탕에 잡색 비단으로 가장자리를 꾸민 끝이 제비 꼬리 같은 기를 이른다. 정(鉦)은 고대의 타악기의 하나로, 종보다 작고 자루가 있으며, 주로 행군 시 쓰였다. 고대의 군대 행군에서 북소리는 진격을, 징소리는 퇴각을 알리는 신호였다.
❍ 다호[茶戶] 차를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집. 차 재배 농가. 차 제조·판매상.
❍ 난산[亂山] 어지럽게 우뚝우뚝 솟아 있는 산. 높고 낮게 울쑥불쑥 솟은 산들. 산줄기를 이루지 않고 높낮이가 고르지 아니하게 여기저기 어지러이 솟은 산봉우리를 말한다. 최도(崔塗)의 시 제야(除夜)에 “사방의 산 아래 잔설이 비추는 밤, 객지에서 잠 못 들고 혼자 앉아 있네[亂山殘雪夜 孤獨異鄕人]”라고 하였다.
❍ 장관[長官] 한 관청(官廳)의 으뜸 벼슬. 국무(國務)를 나누어 맡아보는 각부(各部)의 으뜸 벼슬. 제사(諸司)의 장상(長上). 곧 어른으로서 책임을 지는 관리. 여기서는 당시 신성(新城)의 현령을 지내던 조단우(晁端友)의 선정을 치하한 것이다.
❍ 시향[試向] 시험삼아 ~을 하다.
❍ 우경[耦耕]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밭을 가는 것으로, 은거(隱居)하여 농사짓는 것을 말한다. 논어(論語) 미자(微子)에 “장저와 걸닉이 함께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가 이곳을 지나다가 자로를 시켜 나루를 물어보게 하였다[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라는 내용이 보인다. 장저와 걸닉은 춘추 시대 은자(隱者)이다. 공자가 초(楚)나라로 가면서 제자인 자로(子路)를 시켜 나란히 밭을 갈고 있던 이들에게 나루를 묻자, 이들은 무도(無道)한 세상에 뜻을 펴려고 다니는 공자를 비꼬면서 나루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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