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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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子規[자규] 소쩍새 우는 밤
- 許愈[허유] -
客散西園意轉凄[객산서원의전처] 손들 떠난 뜨락에 쓸쓸함이 번지는데
牧丹花靜月初低[목단화정월초저] 모란꽃은 말이 없고 달마저 기우누나
千古騷人頭白盡[천고소인두백진] 옛적의 시인들도 백발로 다 떠났다고
南山終夜子規啼[남산종야자규제] 남산에는 밤새도록 소쩍새 울어 대네
❍ 허유[許愈]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김해(金海). 자는 퇴이(退而), 호는 후산(后山)‧남려(南黎). 경상도 삼가현(三嘉縣) 오도리(吾道里)에서 허정(許)의 아들로 태어났다. 허유는 38세에 한주(寒州) 이진상(李震相)에게 집지하고 그를 스승으로 섬겼다. 한주는 퇴계(退溪)학통의 정맥인 정재(定齋) 유치명(柳致明)의 제자이다. 한주의 심즉리설(心卽理說)은 퇴계의 주리론을 더욱 발전, 심화시킨 것으로, 후산의 학문은 퇴계에 잇닿아 있다. 허유는 주리설을 정학(正學)으로 보아 평생 이를 연구, 발양하여 사람들의 심성을 바로잡아 세상을 구제하려고 노력하였다. 또 성리학자들 가운데서는 상당히 특이하게 현실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깊었고 그 대처방안도 상당히 합리적이었다. 국방 및 국가경제, 국제 관계에 이르기까지 그는 선각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 예로 소금에 대한 감세, 국가의 술의 전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광물질의 채취의 주장 등을 들 수 있다. 후산의 문학관은, 문장은 세상 사람들을 교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야 존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교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은 아무리 많아도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자신도 부화한 수사를 하지 않고 간명하면서도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문장을 지었다. 그의 시는, 음풍농월적(吟風弄月的)인 것은 거의 없고 유교의 온유돈후(溫柔敦厚)한 시교에 바탕을 둔 자신의 성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래서 아주 화려하거나 사람을 놀라게 할 절묘한 그런 시보다는, 진실한 본성을 그대로 나타낸 충담한 작품이 많다. 고종 40년(1903년)에 조정에서 선비를 우대하는 취지에서 숨은 선비를 찾아 벼슬을 내렸는데, 후산에게 경기전참봉(慶基殿參奉)을 제수하였다. 그러나 그는 세 차례의 제수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지 않았다. 고종 41년(1904년)에 후산서당에서 세상을 떠나니, 향년 72세였다. 이해 6월에 후산의 서쪽 기슭 정좌의 언덕에 장사지냈다. 후산이 남긴 시문 원고를 그 문인들이 수습하여, 후산이 죽은 지 6년 뒤인 1910년에 목판 19권 10책의 후산선생문집(后山先生文集)으로 간행하였다. 그로부터 55년 뒤인 1964년에 문집에 들지 못했던 시문 원고를 정리하여 8권 2책의 후산선생문집속집(后山先生文集續集)을 활자본으로 간행하였다. 이때 후산의 대표적인 저서인 성학십도부록(聖學十圖附錄)도 2권 1책으로 간행되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 소인[騷人] 시인(詩人)과 문사(文士). 풍류인(風流人). 소객(騷客). 소인묵객(騷人墨客). 굴원(屈原). 초사(楚辭)의 작가. 소인의 소(騷)는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경(離騷經)에서 나온 말로, 초(楚) 나라 굴원(屈原)이 임금에게 쫓겨나 상강(湘江) 가에 방랑하면서 이소(離騷)를 지었는데, 소(騷)는 시름이란 뜻이다. 즉 근심에 걸린 것을 뜻하는데, 후대에 내려오면서 그냥 시인을 말할 때 쓰이게 되었다. 본래는 시인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선비, 사대부 등 지조 있는 지식인을 말하기도 한다. 이백(李白)의 고풍(古風)에 “정성(正聲)은 어찌 미망한가, 애원이 소인(騷人)에게서 일어났네.[正聲何微茫 哀怨起騷人]”라고 하였다.
❍ 자규[子規] 두견새로, 불여귀(不如歸)·귀촉도(歸蜀道)·망제혼(望帝魂)으로도 불린다. 전설에 촉나라의 망제(望帝) 두우(杜宇)가 재상 별령(鱉令)에게 왕위를 빼앗기고는 원통함과 한을 품고 죽었는데, 그 후 자규 한 마리가 날아와 궁궐 앞에서 슬피 울자, 촉나라 사람들이 이 새를 망제의 혼으로 여겨 망제혼이라 하였고, 그 울음소리가 네 박자로 ‘불여귀거(不如歸去)’라고 하는 것 같다고 하여 불여귀(不如歸)라고 불렀다. <太平御覽 卷166>
❍ 자규[子規] 두견새의 별칭으로, 망제혼(望帝魂), 불여귀(不如歸)라고도 한다. 촉나라 망제(望帝) 두우(杜宇)가 재상인 별령(鱉令)에게 운하 공사를 맡겨 멀리 보내고 그의 아내와 간통을 하였다가 뒤에 그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달아나서는 타향에서 원통함을 품고 죽었다. 그 뒤에 그의 혼이 두견새가 되어 밤새 원통하게 피를 토하며 우는데, 그 소리가 마치 “촉도로 돌아가자, 돌아감만 못하다.[歸蜀道 不如歸]”라는 것처럼 들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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