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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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백성들의 죄는 위정자의 책임이다
- 장자(잡편):제25편 칙양[7]-
백구가 노자에게 배우고 있을 때 말했다.
“청컨대 온 천하를 다니며 노닐게 하여주십시오.”
노자가 말했다.
“그만두어라 천하란 것도 이곳이나 같은 것이다.”
그러나 다시 요청하니 노자가 물었다.
“그래 어디서부터 유람을 시작하겠느냐?”
백구가 말했다.
“제나라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백구는 제나라로 가서 처형당한 시체를 보고는 올바로 누이고서 자기의 예복을 벗어 그 시체를 덮어주고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며 말했다.
“아! 천하에는 큰 재난이 많은데 그대 홀로 먼저 당하였구나. 그대는 도둑질을 한 것은 아니었나? 살인을 한 것은 아니었나? 영예와 치욕을 따지게 된 연후에야 고민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재물을 모으게 된 연후에야 다툼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세상에서는 사람들을 고민하게 하는 일들을 내세우고, 사람들을 다투게 하는 것을 모음으로써 사람들의 몸을 쉴 새도 없이 곤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대와 같은 처지를 당하지 않으려 한다 해도 될 수가 있겠는가?
옛날의 임금들은 이득은 백성들에게 돌리고, 손실은 자기에게로 돌리었다. 정당한 것은 백성들에게 돌리고, 비뚤어진 것은 자기에게로 돌리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라도 자신에게 실수가 있을 때에는 물러나서 스스로를 책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숨어서 일을 결정하고는 알지 못하는 자들을 우롱하며, 크게 어려운 일을 하게 하고는 감히 하지 못하는 자들을 벌준다. 무거운 임무를 맡겨 놓고는 감당하지 못하는 자들을 처벌한다. 먼길을 가게하고는 이르지 못하는 자들을 처형한다.
그리고 백성들의 능력과 지혜가 다하면 곧 허위로 일을 충당한다. 위정자가 날로 허위적인 일을 많이 하게 되면 백성들이 어떻게 허위의 일을 하지 않게 되겠는가? 힘이 부족하면 속이게 되고, 지혜가 부족하게 되면 자기를 놓게 되며, 재물이 부족하게 되면 도둑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도둑질이 행하여지게 되는 것을 누구에게 책임추궁을 해야 되겠는가?”
- 莊子(雜篇):第25篇 則陽[7]-
柏矩學於老聃, 曰:「請之天下遊.」
老聃曰:「已矣! 天下猶是也.」
又請之, 老聃曰:「汝將何始?」
曰:「始於齊.」
至齊, 見辜人焉, 推而强之, 解朝服而幕之, 號天而哭之曰:「子乎子乎! 天下有大菑, 子獨先離之, 曰莫爲盜! 莫爲殺人! 榮辱立, 然後覩所病. 貨財聚, 然後覩所爭. 今立人之所病, 聚人之所爭, 窮困人之身使無休時, 欲無至此, 得乎!
「古之君人者, 以得爲在民, 以失爲在己. 以正爲在民, 以枉爲在己. 故一形有失其形者, 退而自責. 今則不然. 匿爲物而過不識, 大爲難而罪不敢, 重爲任而罰不勝, 遠其塗而誅不至. 民知力竭, 則以僞繼之, 日出多僞, 士民安取不僞! 夫力不足則僞, 知不足則欺, 財不足則盜. 盜竊之行, 於誰責而可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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