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인위적인 일이나 작은 이익을 추구하지 마라
- 장자(잡편):제23편 경상초[2]-
경상초의 제자가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보통의 작은 도랑에서는 큰 고기는 그의 몸을 돌릴 수가 없지만, 송사리나 미꾸라지는 거기에서도 그의 몸을 마음대로 움직입니다. 한길 높이의 언덕에서는 큰 짐승들은 그의 몸을 감출 곳이 없지만 여우는 그곳에서도 신출귀몰합니다. 또한 현명한 사람을 존경하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벼슬을 주며, 착한 것과 이로운 것을 앞세우는 것은 요순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그러니 하물며 외루산 지방의 백성들이야 그렇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선생님께서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경상초가 말했다.
“수레를 한 입에 삼킬 만큼 큰 짐승이라 하더라도 홀로 떨어져 산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물과 올가미의 재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배를 삼킬 만큼 큰 물고기라 하더라도 뛰어올랐다가 잘못하여 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작은 개미들이라 하더라도 그를 괴롭히게 된다.
그러므로 새와 짐승들은 높은 곳을 싫어하지 않고, 고기와 자라들은 깊은 곳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그처럼 그의 육체와 생명을 완전히 하는 사람들은 그의 몸을 숨김에 있어서 깊고 먼 것을 싫어하지 않는 법이다.
또한 요순 같은 사람들에게 칭찬할 만한 점이 어디 있느냐? 그들의 자신들의 이론으로써 함부로 집의 담을 뚫게 하고 그 안에 쑥대를 무성하게 만든 것과 같다. 그들은 머리칼을 한올한올 골라가며 빗질을 하고, 쌀알을 세어가며 밥을 짓는 것과 같은 일을 했다. 그런 작은 일에 얽매어서야 어찌 세상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현명한 사람들을 등용하면 백성들이 서로 다투게 되고, 지혜 있는 사람에게 벼슬을 주면, 백성들은 서로 도둑질을 하게 된다. 이런 몇 가지 일로는 백성들을 돈후하게 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방법은 백성들에게 이익을 열심히 추구하게 하여, 자식 중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자가 생겨나고, 신하 중에서는 임금을 죽이는 자가 생겨나게 만들 것이다. 대낮에 도둑질을 하고, 한낮에 남의 담을 뚫고 들어가는 일이 생기게 만들 것이다.
큰 혼란의 근본은 틀림없이 요순시대에 생겨났던 것이다. 그런 것은 결국 천세 뒤까지 존속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천세 뒤에는 반드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잡아먹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 莊子(雜篇):第23篇 庚桑楚[2]-
弟子曰:「不然. 夫尋常之溝, 巨魚無所還其體, 而鯢鰌爲之制. 步仞之丘, 巨獸無所隱其軀, 而[辟+女]狐爲之祥. 且夫尊賢授能, 先善與利.自古堯舜以然, 而況畏壘之民乎! 夫子亦聽矣!」
庚桑子曰:「小子來! 夫函車之獸, 介而離山, 則不免於罔罟之患. 呑舟之魚, 碭而失水, 則蟻能苦之. 故鳥獸不厭高, 魚鼈不厭深. 夫全其形生之人, 藏其身也, 不厭深眇而已矣.
「且夫二子者, 又何足以稱揚哉! 是其於辯也, 將妄鑿垣牆而殖蓬蒿也. 簡髮而櫛, 數米而炊, 竊竊乎又何足以濟世哉! 擧賢則民相軋, 任知則民相盜. 之數物者, 不足以厚民. 民之於利甚勤, 子有殺父, 臣有殺君, 正晝爲盜, 日中穴(阝+不). 吾語女, 大亂之本, 必生於堯舜之間, 其末存乎千世之後. 千世之後, 其必有人與人相食者也!」
'옛글[古典]산책 > 장자[莊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물에 의해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야 한다/장자/경상초/ (0) | 2020.06.17 |
---|---|
태연하고 안정된 마음을 가져야 한다/장자/경상초/ (0) | 2020.06.17 |
자아를 버리고 어린아이처럼 되어라/장자/경상초/ (0) | 2020.06.17 |
지혜나 어짊과 의로움은 자신을 괴롭힌다/장자/경상초/ (0) | 2020.06.16 |
마음을 번거롭게 쓰지 말아라/장자/경상초/ (0) | 2020.06.16 |
지극한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장자/경상초/ (0) | 2020.06.16 |
외물과 융화하여 자연의 변화에 몸을 맡겨라/장자/지북유/ (0) | 2020.06.15 |
도는 시작도 끝도 옛날도 지금도 없다/장자/지북유/ (0) | 2020.06.15 |
정신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신기에 이를 수 있다/장자/지북유/ (0) | 2020.06.15 |
무(無)도 없는 절대적인 무의 경지/장자/지북유/ (0) | 2020.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