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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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자연과 합일되는 음악의 신비
- 열자;제5편 탕문[13]-
호파가 거문고를 타면 새들이 날아와 춤을 추었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놀았다. 정나라 사람 사문이 이 말을 듣고 집에서 나와 사양의 문하에 가서 음악을 비우기 시작하였다. 손가락으로 거문고를 바치고 거문고 줄을 골라 거문고를 탄지 3년이 되어도 악장 한 곡도 떼지 못하였다.
사양이 말하였다,
“자네는 음악에 소질이 없으니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 같네.”
이 말을 들은 사문은 타고 있던 거문고를 내려놓고 깊이 한숨을 지으며 말하였다.
“스승님. 제가 거문고 줄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또 악장 한 곡도 떼기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뜻하는 것은 거문고 줄에도 있지 않고, 거문고 소리에도 있지 않습니다. 안으로는 마음에서 체득한 것이 없고, 밖으로는 악기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감히 손을 내밀어 거문고 줄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시간의 여유를 좀 주시어 뒤의 결과를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 후 얼마 안 되어 사문이 사양을 만났다. 사양이 물었다.
“자네의 거문고 타기에 발전이 있었는가?”
사문이 대답하였다.
“예, 음악의 묘한 이치를 체득하였습니다. 거문고를 한번 타 보이겠습니다.”
사문은 마침 온화한 봄철을 당하여 가을철에 해당하는 상소리에다 팔월에 해당하는 남려의 소리를 조화시켜 거문고를 탔다. 그랬더니 온화한 바람이 천천히 불어오고 초목들이 꽃을 피웠다.
그 다음 더운 여름철이 되어서는 겨울철에 해당하는 우소리에다 11월에 해당하는 황종의 소리를 조화시켜 거문고를 탔다. 그랬더니, 서리와 눈이 번갈아 내리고 냇물과 못물이 갑자기 얼어붙었다.
그 다음 추운 겨울철이 되어서는 여름철에 해당하는 치소리에다 5월에 해당하는 유빈소리를 조화시켜 거문고를 탔다. 그랬더니, 햇볕이 몹시 쬐고, 굳게 얼었던 얼음이 곧 풀리었다.
맨 마지막으로 중앙에 해당하는 궁의 한 소리를 네 줄에서 나는 소리를 총 화합하여 일시에 거문고 소리를 냈다. 그러자 하늘에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고, 비단 구름이 떠돌고, 단 이슬이 내리고 꿀 샘물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사양은 이런 광경을 보고 너무 감격하여 가슴을 만지며 뛰어오르며 말하였다.
“참으로 자네의 거문고 소리는 아주 신비스럽구나. 비록 옛날 거문고를 잘 타던 사광의 청각곡도 이보다 나을 것이 없겠다. 또 옛날 추연이 불던 피리소리도 이 만은 못하였을 것이다. 만일 그들이 지금도 살아 있다면 장차 거문고를 옆에 끼고 또 퉁소를 손에 들고 와서 자네의 뒤를 따랐을 것이다.”
- 列子;第5篇 湯問[13]-
匏巴鼓琴, 而鳥舞魚躍, 鄭師文聞之, 棄家從師襄遊. 柱指鉤弦, 三年不成章. 師襄曰:「子可以歸矣.」 師文舍其琴歎曰:「文非弦之不能鉤, 非章之不能成. 文所存者不在弦, 所志者不在聲. 內不得於心, 外不應於器, 故不敢發手而動弦. 且小假之以觀其後.」 無幾何, 復見師襄. 師襄曰:「子之琴何如?」 師文曰:「得之矣. 請嘗試之.」 於是當春而叩商弦, 以召南呂, 涼風忽至, 草木成實. 及秋而叩角弦, 以激夾鍾, 溫風徐迴, 草木發榮. 當夏而叩羽弦, 以召黃鍾, 霜雪交下, 川池暴沍. 及冬而叩徵弦, 以激賓, 陽光熾烈, 堅冰立散. 將終命宮而總四弦. 則景風翔, 慶云浮, 甘露降, 澧泉湧. 師襄乃撫心高蹈曰:「微矣, 子之彈也!雖師曠之淸角, 鄒衍之吹律, 亡以加之. 彼將挾琴執管而從子之後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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