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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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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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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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은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

 

한비자 제17편 비내3]-

 

부역이 많으면 백성이 고통스럽다. 백성이 고통스러우면 권세가 일어난다. 권세가 일어나면 부역의 면제가 많아진다. 부역의 면제가 많아지면 귀인이 부자가 된다. 이와 같이 부역으로 백성을 괴롭힘으로써 귀인을 부자 되게 하며, 군주의 권세를 일으켜서 신하에게 빌려줌은 천하의 장구한 이익이 못된다.

그러므로. 부역이 적으면 백성이 편안하고, 백성이 편안하면 밑에 있는 신하에게 무거운 권한이 없게 된다. 신하에게 무거운 권한이 없으면 권세도 없어진다. 신하의 권세가 없어지면 덕이 군주에게로 돌아간다.

물이 불을 이긴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큰 가마솥에 물을 붓고 불을 때면, 물은 끓어올라 없어져도 불은 여전히 성하게 타오른다. 그리하여 물은 본래 불을 이기는 성질을 잃어버리게 된다.

법치로써 간사함을 금지할 수 있다 함도 또한 물이 불을 이기는 것보다 명백하다. 그런데 법을 지키는 신하가 가마솥과 같은 짓을 하여 법의 시행을 막고 있으니, 법은 홀로 가슴속에서만 밝을 뿐, 그래서 간사함을 금지하는 법의 직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상고로부터 전해 오는 말과 춘추의 기록을 보면, 법을 범하고 반역하여 일으킨 크게 간사한 일 중에 존귀한 지위에 있는 신하로 말미암아 일어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는 법령을 두루 갖추어 실시한다든지 형벌을 내리는 것은 언제나 신분이 낮고 천한 자들에게만 해당한다. 이리하여 백성들은 절망하고 호소할 데가 없다. 대신들은 서로 편당을 만들어 서로 두둔하면서 군주의 총명을 가리고 한동아리가 된다. 그리하여 속으로는 서로 친하면서도 겉으로는 서로 미워함으로써 사심이 없는 것처럼 나타내 보이면서 서로 귀가 되고 눈이 되어 군주의 빈틈을 노린다.

군주는 사람의 장막에 가려져서 실정을 얻어들을 수가 없다. 군주이라는 이름은 있으나 실권은 없고, 신하가 법을 전단하여 제 마음대로 시행한다. 주나라의 천자가 이러한 군주의 실례이다.

군주가 치우치게 신하에게 권세를 빌려주면 상하가 위치를 바꾸게 된다. 이것은 신하에게 군주의 권세를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韓非子 第17篇 備內3]-

徭役多則民苦, 民苦則權勢起, 權勢起則復除重, 復除重則貴人富. 苦民以富貴人, 起勢以藉人臣, 非天下長利也. 故曰徭役少則民安, 民安則下無重權, 下無重權則權勢滅, 權勢滅則德在上矣. 今夫水之勝火亦明矣, 然而釜鬵間之, 水煎沸竭盡其上, 而火得熾盛焚其下, 水失其所以勝者矣. 今夫治之禁姦又明於此, 然守法之臣爲釜鬵之行, 則法獨明於胸中, 而已失其所以禁姦者矣. 上古之傳言, <春秋>所記, 犯法爲逆以成大姦者, 未嘗不從尊貴之臣也. 而法令之所以備, 刑罰之所以誅, 常於卑賤, 是以其民絶望, 無所告愬. 大臣比周, 蔽上爲一, 陰相善而陽相惡, 以示無私, 相爲耳目, 以候主隙, 人主掩蔽, 無道得聞, 有主名而無實, 臣專法而行之, 周天子是也. 偏借其權勢, 則上下易位矣, 此言人臣之不可借權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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