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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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상과 벌로 다스려야 한다
- 한비자 제14편 간겁시신[3]-
성인이 국가를 통치할 경우 사람들은 성인을 사랑하고, 개인을 위해 진력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만을 위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군주와 신하 간에는 육친과 같은 사람이 통하는 법이 아니다. 거짓을 피하고 바르게 살아야만 이익이 된다고 믿게 해야만 신하는 전력을 기울여 군주를 섬길 것이며, 바른 길을 걸어도 일신상의 평안을 얻을 수 없도록 하면 신하는 사리사욕에 눈이 뒤집힐 것이다. 현명한 군주는 그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을 받아 이익을 얻는 길과 벌을 받아 손해를 입는 길을 천하에 명시한다. 그렇게 하면 군주가 몸소 나서서 많은 관리를 가르치고, 눈에 독을 올리며 탐관오리를 적발하지 않더라도 국가는 잘 다스려질 것이다.
군주가 이루처럼 잘 보지 않으면 명(明)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며, 또 사광처럼 잘 듣지 않으면 총(聰)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군주의 눈은 이루에 미칠 수 없기 때문에 술수에 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자기 눈을 믿고 있으면 안 된다. 이것은 간신에 의해 그 명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또 군주의 청력은 사광에 미칠 수 없으므로 권세를 가지고 다스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자기 귀를 믿고 있는 관계로 잘 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간신들에게 속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세상사람들이 군주 자신을 위해서 보고 듣고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명군은 궁전의 깊숙한 곳에서 세상을 꿰뚫어 보아 세상사람들이 숨기지도 속이지도 못하는 것은 군주가 총명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주가 충분한 술수를 지니고 있으면 나라는 안전할 것이며, 만일 권세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으면 나라는 위험해지는 것이다.
옛날 진나라의 관습을 보건대, 군주와 신하가 법을 무시하고, 사리사욕에 탐닉하고 있었던 까닭으로 나라는 문란하고, 장병은 약화되고 군주는 존경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상앙은 진나라의 효공을 설득하여 법령을 개정하고, 관습을 고치며, 조정의 법도를 명확히 하고, 간악을 밀고한 자를 상주며, 지엽적이 상공업을 억제하고 근본적인 농업을 장려했다. 당시 진나라는 백성이 죄를 범해도 뇌물을 쓰면 면죄되었고, 공이 없어도 엽관운동으로 출세하는 관습에 젖어 있던 관계로 새로운 법령을 무시하고 죄를 범했었다.
그래서 상앙은 법을 어긴 자는 엄벌했으며, 밀고한 자는 반드시 후하게 상을 주었기 때문에 간악은 검거되지 않는 것이 없었고, 형벌을 받는 자가 많았었다. 백성은 상앙의 개혁을 미워하며 비난하는 소리가 효공의 귀에 들어갔지만, 그는 구애받지 않고 상앙의 법을 실행했다. 그 결과 백성은 죄를 범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간악을 밀고하는 자가 많았기 때문에 죄를 범하는 자가 없어졌으며, 벌받는 자도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국가가 안정되고 군대는 강대해졌으며, 영토는 확대되고 군주는 존경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된 것은 타인의 죄를 숨기면 벌이 엄중하고, 타인의 간악을 밀고하면 후한 상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일이 곧 세상사람들을 조종하여, 군주를 위해서 보고 듣게 하는 길이 된다. 이와 같이 나라를 다스리는 법술이 분명한데도 세상 학자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 韓非子 第14篇 姦劫弑臣[3]-
從是觀之, 則聖人之治國也, 固有使人不得不愛我之道, 而不恃人之以愛爲我也. 恃人之以愛爲我者危矣, 恃吾不可不爲者安矣. 夫君臣非有骨肉之親, 正直之道可以得利, 則臣盡力以事主;正直之道, 不可以得安, 則臣行私以干上. 明主知之, 故設利害之道, 以示天下而已矣. 夫是以人主雖不口敎百官, 不目索姦, 而國已治矣. 人主者, 非目若離婁乃爲明也, 非耳若師曠乃爲聰也. 不任其數, 而待目以爲明, 所見者少矣, 非不弊之術也. 不因其勢, 而待耳以爲聰, 所聞者寡矣, 非不欺之道也. 明主者, 使天下不得不爲已視, 使天下不得不爲己聽. 故身在深宮之中而明照四海之內, 而天下弗能蔽弗能欺者, 何也? 闇亂之道, 廢而聰明之勢興也. 故善任勢者國安, 不知因其勢者國危. 古秦之俗, 君臣廢法而服私, 是以國亂兵弱而主卑. 商君說秦孝公以變法易俗, 而明公道, 賞告姦・困末作而利本事. 當此之時, 秦民習故俗之有罪可以得免, 無功可以得尊顯也, 故輕犯新法. 於是犯之者其誅重而必, 告之者其賞厚而信, 故姦莫不得而被刑者衆, 民疾怨而衆過日聞. 孝公不聽, 遂行商君之法. 民後知有罪之必誅, 而私姦者衆也, 故民莫犯, 其刑無所加. 是以國治而兵强, 地廣而主尊. 此其所以然者, 匿罪之罰重, 而告姦之賞厚也. 此亦使天下必爲已視聽之道也. 至治之法術已明矣, 而世學者弗知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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