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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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명군이 아니면 들리지 않는다
- 한비자 제14편 간겁시신[5]-
초나라 장왕의 동생 춘신군에게는 애첩이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여(余)였다. 춘신군의 본처의 아들은 갑(甲)이라 했다. 그런데 여는 춘신군에게 그 본처와의 이혼을 꾀하여 제 몸에 상처를 내고 그것을 춘신군에게 보이며 울먹이며 말했다.
“나는 당신의 첩으로써 행복합니다. 그런데 형님을 모시고자 하면 당신에게 소홀하게 되고, 당신을 잘 모시고자 하면 형님에게 소홀하게 됩니다. 어차피 동시에 두 분의 마음에 들 수 없는 것이라면, 형님의 손에 죽느니 보다 차라리 당신 앞에서 죽고 싶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춘신군은 애첩의 말을 믿고 본처와 이혼했다. 그 후 여는 본처 소생인 갑을 죽이고 자기 아들을 후사로 하려고 손수 옷을 찢어 그것을 춘신군에게 보이며 울면서 말했다.
“저는 당신의 총애를 받은 지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 갑도 모를 리 없습니다. 그런데 갑은 나에게 억지로 불미스러운 짓을 하여 항거하다가 이렇게 옷까지 찢기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불효막심한 자식이 어디 있습니까.”
춘신군은 크게 노한 나머지 갑을 죽이고 말았다. 춘신군의 본처는 여의 속임수로 추방당하였고 그의 아들 갑은 죽음을 당한 것이다. 이런 점으로 보더라고 부자의 애정도 제삼자가 파괴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군신관계는 부자간의 애정과 같을 수 없고 많은 신하가 입을 모아 중상할 것이므로 한 사람의 첩 정도와는 비할 바가 아니다. 따라서 성현들이 누명을 쓰고 죽음을 당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상앙이 가랑이가 찢겨 죽고, 오기가 사지가 잘려 죽은 것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신하의 근성은 죄를 범하고도 벌에서 벗어나고자 하며, 공적이 없어도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 그러나 성인이 국정을 장악하게 되면, 공이 없는 자에게는 상을 주지 않을 것이요. 죄를 범한 자는 반드시 벌할 것이다. 그래서 법술사가 신하가 되면 반드시 측근의 간신배로부터 미움을 받는다. 명군이 아니면 법술사의 말이 들리지 않는 법이다.
- 韓非子 第14篇 姦劫弑臣[5]-
楚莊王之弟春申君. 有愛妾曰余, 春申君之正妻子曰甲. 余欲君之棄其妻也, 因自傷其身以視君而泣, 曰:「得爲君之妾, 甚幸. 雖然, 適夫人非所以事君也, 適君非所以事夫人也. 身故不肖, 力不足以適二主, 其勢不俱適, 與其死夫人所者, 不若賜死君前. 妾以賜死, 若復幸於左右, 願君必察之, 無爲人笑.」 君因信妾余之詐, 爲棄正妻. 余又欲殺甲, 而以其子爲後, 因自裂其親身衣之裏, 以示君而泣, 曰:「余之得幸君之日久矣, 甲非弗知也, 今乃欲强戱余. 余與爭之, 至裂余之衣, 而此子之不孝, 莫大於此矣.」 君怒, 而殺甲也. 故妻以妾余之詐棄, 而子以之死. 從是觀之, 父子愛子也, 猶可以毁而害也. 君臣之相與也, 非有父子之親也, 而群臣之毁言, 非特一妾之口也, 何怪夫賢聖之戮死哉! 此商君之所以車裂於秦, 而吳起之所以枝解於楚者也. 凡人臣者, 有罪固不欲誅, 無功者皆欲尊顯. 而聖人之治國也, 賞不加於無功, 而誅必行於有罪者也. 然則有術數者之爲人也, 固左右姦臣之所害, 非明主弗能聽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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