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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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측근 공해를 조심하라
- 한비자 제11편 고분[1]-
정치를 터득한 지술(智術)의 선비는 반드시 앞을 내다볼 줄 알며 분명하게 관찰한다. 관찰하는 능력이 없으면 사리사욕으로 인한 행위를 파악하지 못한다. 또한 법률에 능통한 능법사(能法士)는 의지가 강하며 꿋꿋이 밀고 나간다. 밀고 나가는 힘이 없으면 간악을 바로잡을 수 없다. 신하로서 군주의 명에 따라 정치를 행하고, 법에 따라 관직을 수행하는 자는 이른바 중인이 아니다. 중인이란 것은 군주의 명령을 무시하고 독단으로 전행하며, 법률을 무시하고 사리사욕을 구하며, 국력을 소모시켜 자기 편리를 도모하고, 군주를 조정할 힘을 가지고 있다.
정치를 터득한 지술의 선비는 사물을 똑바로 관찰하므로 그러한 인물이 군주에게 발탁되면 중인의 본심을 간파하고, 법률에 능통한 능법의 선비는 의지가 강하고 배짱이 있으니, 그러한 자가 발탁되어 일하게 되면 중인의 간악한 행위를 바로잡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술, 능법의 신하와 중인은 양립될 수 없는 원수가 되는 것이다.
군주를 무시하는 중인이 국사를 맡게 되면 외국의 제후나 국내의 백관군신은 모두가 중인의 일을 맡아보게 된다. 그들은 그러한 중인을 극구 칭찬한다. 백관도 중인에 의해서 직무를 집행하고, 공을 세우게 되므로 그를 위해서만 일하게 된다. 군주의 측근도 중인을 거쳐 군주에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중인의 죄과를 숨긴다. 학사도 중인에 기대지 않고는 수입도 적고 대우도 받지 못할 것이므로 그를 감싸준다. 이 네 원조자는 이를테면 중인의 앞잡이가 되는 것이다. 중인은 그의 원수가 되는 법에 능통한 선비를 천거할 리 없고, 또 군주는 네 원조자의 조언에 의하지 않고는 중인의 내심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군주는 장님이 되고 중인은 더욱 세도를 누리게 된다.
그런데 중인으로서 군주의 총애를 받지 않는 자가 없고, 그 사이가 여간 두터운 것이 아니다. 중인은 지위가 높고 또 친구도 많으며, 모든 사람들이 중인을 위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정치를 터득한 지술, 능법의 선비는 군주의 총애를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소외당한다.
그뿐 아니라. 법률이나 정치적 논의를 가지고 군주의 마음을 바로잡으려다 오히려 군주와 마찰이 생긴다. 그리하여 지위는 낮아지고, 친구도 적어지며, 고립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군주의 총애를 받고 있는 중인과 맞서고 있으니 그들을 당해 낼 수 없는 것이다. 또 신참자로서 고참자와 싸우게 되니, 이겨낼 재간이 없다. 개인으로서 한 나라의 중신과 싸우게 되니, 이겨낼 수가 없다. 그리하여 그들은 몇 해가 지나도 군주에게 잘 보일 수가 없게 된다. 그러나 중인은 여러 가지 필승할 조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군주를 설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술의 선비는 어떠한 방법으로 군주와 가까워 질 수 있는가. 또 군주는 언제 실정을 깨닫게 되는가. 법술의 선비는 반드시 패배하는 조건 밖에는 없고, 더욱이 중인과 양립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 어찌 위험이 없다고 하겠는가. 만일 법술의 선비 중에 사실을 왜곡하여 죄명을 덮어씌울 도리가 없는 자라면, 자객을 시켜 그 목숨을 빼앗아 버린다.
패거리가 한 덩어리가 되어 군주의 눈을 속이고 도리에 벗어난 말을 하여 자기 이익을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중인에게 후대를 받는다. 그들 가운데에는 공적이 있다는 구실을 만들 수만 있다면 관작이 주어지고, 혹은 외국의 권력을 이용하여 그 지위를 높여 준다. 군주는 법술의 선비에 대해서는 언론과 사실을 대조하지도 않고 처형하는 반면, 중인의 도당에 대해서는 공적이 실질적으로 없는데도 작록이 주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법술의 선비가 사형의 위험까지도 무릅쓰고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없게 된다. 또 간사한 신하들은 사사로운 이익을 버리고 물러설 리도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군주는 더욱 약화되고 중인의 집은 더욱 번영해진다.
- 韓非子 第11篇 孤憤[1]-
智術之士, 必遠見而明察, 不明察, 不能燭私;能法之士, 必强毅而勁直, 不勁直, 不能矯姦. 人臣循令而從事, 案法而治官, 非謂重人也. 重人也者, 無令而擅爲, 法以利私, 耗國以便家, 力能得其君, 此所爲重人也. 智術之士明察, 聽用, 且燭重人之陰情;能法之士, 勁直聽用, 且矯重人之姦行. 故智術能法之士用, 則貴重之臣必在繩之外矣. 是智法之士與當塗之人, 不可兩存之讐也.
當塗之人擅事要, 則外內爲之用矣. 是以諸侯不因, 則事不應, 故敵國爲之訟;百官不因, 則業不進, 故群臣爲之用;郎中不因, 則不得近主, 故左右爲之匿;學士不因, 則養祿薄禮卑, 故學士爲之談也. 此四助者, 邪臣之所以自飾也. 重人不能忠主而進其讐, 人主不能越四助而燭察其臣, 故人主愈弊而大臣愈重.
凡當塗者之於人主也, 希不信愛也, 又且習故. 若夫卽主心, 同乎好惡, 固其所自進也. 官爵貴重, 朋黨又衆, 而一國爲之訟. 則法術之士, 欲干上者, 非有所信愛之親, 習故之澤也, 又將以法術之言. 矯人主阿辟之心, 是與人主相反也. 處勢卑賤, 無黨孤特. 夫以疏遠與近愛信爭, 其數不勝也;以新旅與習故爭, 其數不勝也;以反主意與同好爭, 其數不勝也;以輕賤與貴重爭, 其數不勝也;以一口與一國爭, 其數不勝也. 法術之士操五不勝之勢, 以歲數而又不得見;當塗之人, 乘五勝之資, 而旦暮獨說於前. 故法術之士奚道得進, 而人主奚時得悟乎. 故資必不勝而勢不兩存, 法術之士焉得不危? 其可以罪過誣者, 以公法而誅之;其不可被以罪過者, 以私劍而窮之. 是明法術而逆主上者, 不僇於吏誅, 必死於私劍矣. 朋黨比周以弊主, 言曲以便私者, 必信於重人矣. 故其可以功伐借者, 以官爵貴之;其可借以美名者, 以外權重之. 是以弊主上而趨於私門者, 不顯於官爵, 必重於外權矣. 今人主不合參驗而行誅, 不待見功而爵祿, 故法術之士, 安能蒙死亡而進其諒? 姦邪之臣安肯乘利而退其身? 故主上愈卑, 私門益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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