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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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옛날 중국에 곽한(郭翰)이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어느 한여름 밤이었다. 바람이 한 점도 없어 더워 견딜 수가 없어 마당으로 내려와 평상을 깔고는 잠을 청했다. 그러나 무더위 때문이 잠이 오질 않았다. 뒤척이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달이 중천에 와 있었다.
그래도 잠은 오지 않고 별만 헤고 있는데 아득한 하늘 저쪽 모퉁이에서 별안간 어떤 물체가 나타났다. 마치 구름이 흐르듯이 두둥실 떠와서는 자기 위에 이르자 하늘하늘 춤을 추듯 내려오는 것이었다. 자꾸만 내려오더니 자기 집 마당에 사뿐히 내려앉는데 너무도 아름다운 선녀였다. 선녀는 곽한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저는 하늘나라에서 온 선녀입니다.”
그리고는 잠자리를 같이 하기를 청하였다.
매일 밤 즐기다가 우연히 그녀의 옷을 보니 비단결보다도 더 고운 천에 바늘 자국이 전혀 나 있지 않았다. 곽한이 그 이유를 물으니 선녀가 대답하였다.
“천의(天衣)는 원래 실이나 바늘 같은 것을 쓰지 않는답니다.[天衣本非針線爲也]”
천의(天衣)는 원래 바늘이나 실로 꿰매 만드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그대로 만들어져 있다는 전설적인 옷으로, 때로는 타고난 재질이 매우 아름답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문학이나 미술 등 작품을 평하는데 있어서 구차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걸작을 가리켜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 하며 간혹 감쪽같이 일을 처리했을 때도 사용한다.
태평광기(太平廣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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