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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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회음후(淮陰侯) 한신(韓信)이 조(趙)나라와의 결전을 앞두고 부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적의 모사 이좌거(李左車)를 사로잡는 자에게는 천금을 주겠다.”
지덕(知德)을 겸비한 이좌거의 능력을 한신이 일찍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전의 결과 조나라의 20만 대군은 괴멸되었고, 이좌거는 포로가 되었다.
한신은 손수 이좌거의 포박을 풀어주고 주연을 베풀어 위로하였다. 그런 다음 연(燕)과 제(齊)를 공략할 방책을 물었다.
“나는 북진하여 연(燕)나라를 공격한 다음 다시 동으로 제(齊)나라를 치려합니다. 어떻게 하면 잘 되겠습니까?”
그러나 이좌거는 사양하며 말하였다.
“패군지장(敗軍之將)은 무용(武勇)을 말하여서는 안 되고, 망국(亡國)의 대부(大夫)는 입국(立國)을 논하여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패한 포로로서 어떻게 그런 대사를 꾀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계속되는 한신의 설득이 있자, 마지못해 이렇게 답하였다.
“옛말에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에 한 번의 실수가 있을 수 있고[智者千慮 必有一失],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여 한 번은 맞힐 수 있다[愚者千慮 必有一得]’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미치광이의 말도 성인은 가려서 듣는다고 하였습니다.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어리석은 자의 천려일득이라 생각하시고 들어주십시오.”
그 후 이좌거는 한신의 참모가 되어 많은 공훈을 세웠다.
사기(史記) 회음후열전편(淮陰侯列傳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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