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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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남송(南宋)의 유학자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 중 종고선사가 선(禪)에 대해
“어떤 사람이 한 수레의 무기를 싣고 왔다고 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한 치도 안 되는 칼만 있어도 곧 사람을 죽일 수 있다.[我則只有寸鐵 便可殺人]”
라고 논한 대목에 나온다.
이 말은 선(禪)의 요체를 갈파한 말로, 여기서 살인이라고는 하지만 칼날로 상처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의 속된 생각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속된 생각을 없애기 위해 성급히 이런저런 방법을 쓰겠지만 정신의 집중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두 서툰 수작일 뿐이다. 모든 일에 대해 온몸과 온 영혼을 기울일 때 충격적으로 번뜩이는 것, 이것이야말로 큰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간단한 한 마디 말과 글로써 상대편의 허를 찔러 당황하게 만들거나 감동시키는 그런 경우를 가리켜 ‘촌철살인’이라고 한다.
학림옥로는 주희(朱熹), 구양수(歐陽修), 소식(蘇軾) 등의 어록과 시화, 평론을 모으고, 그의 집에 찾아온 손님들과 주고받은 청담(淸談)을 기록한 것이다.
촌(寸)이란 보통 성인 남자의 손가락 한 마디 길이를 말하며, 철(鐵)은 쇠로 만든 무기를 뜻한다. 따라서 촌철(寸鐵)이란 한 치도 못되는 무기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촌철살인(寸鐵殺人)이란 날카로운 경구(警句)를 비유한 것으로, 상대편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 말이 수천 마디의 말을 능가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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