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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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여왕(厲王)은 서주말(西周末)의 대표적인 폭군이었다. 사치를 좋아했고 거만했을 뿐만 아니라 욕심이 많아 온갖 못된 짓을 다 자행했다. 충신 예량부(芮良父)와 측근 소공(召公)이 수차 간했지만 오히려 자신을 비방하는 자들을 잡아다 죽였다.
이리하여 비방은 줄어들게 되었지만 제후들은 조정에 들지 않았으며 충신들도 하나 둘 멀어져 갔다. 백성들도 입을 굳게 다물고 혹 길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도 눈짓만 보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왕이 소공에게 말했다.
“보시오, 나를 비난하는 자가 이젠 하나도 없지 않소?”
소공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들은 입을 다물고 있을 뿐입니다. 백성들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강을 막는 것보다도 더 위험한 노릇입니다. 강이 터지면 주위의 전답만 쓸어가지만 백성들의 입이 터지는 날이면 천하를 날려보냅니다. 아무쪼록 백성들을 생각하십시오.”
그러나 여왕은 소공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몇 년이 흘렀다. 이제 백성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게 되었다. 참다못한 그들은 민요를 지어 풍자하기 시작했다.
人亦有言[인역유언] 세상에 떠도는 말이 있으니
進退維谷[진퇴유곡] 이젠 빼도 박도 못하노라고
과연 백성들은 막다른 골목에 와 있었다. 여왕을 섬길 수도, 그렇다고 참고 있을 수도 없었다. 마침내 백성들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났다. 쫓겨난 그는 피신했다가 얼마 뒤 비참하게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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