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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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위나라 혜왕(惠王)이 조(趙)나라의 수도 한단(邯鄲)을 공격하려 하였다. 계릉(季陵)이라는 사람이 소식을 듣고 가던 길을 돌려 찾아왔다. 그의 옷은 불에 그을린 것 같았고, 머리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는 왕을 만나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제가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태행산(太行山)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는 북쪽으로 달려가면서 저에게 말하기를, ‘나는 초(楚)나라로 갑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당신은 초나라로 간다고 하면서 왜 북쪽으로 갑니까?’하고 묻자, ‘나의 말은 좋은 말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이 비록 훌륭하다 하더라도 초나라로 가는 길은 그 길이 아닙니다’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나는 많이 가 보았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비록 많이 가보았을지라도 초나라로 가는 길이 아닙니다’라고 재차 말하자, 그는 다시, ‘나의 말몰이꾼은 뛰어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소유한 것은 뛰어난 것이었지만, 초나라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지금 왕께서는 움직여 패왕(覇王)이 되시려 하며, 또한 천하 제후들의 신뢰를 얻으시려 하십니다. 그래서 나라의 크기와 병사의 정예함에 기대어, 한단을 공격하여 영토를 확장하고 명성을 떨치려고 하십니다. 그러나 오히려 왕의 움직임이 많으면 많을수록 왕에게서는 이러한 것들이 더욱 멀어질 뿐입니다. 결국 초나라에 이르려고 하면서 오히려 북쪽으로 가는 격인 것입니다.”
전국책(戰國策) 위책(魏策) 안리왕(安釐王)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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