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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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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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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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겠다

 

날마다 아침을 살 수 있다면

찬이슬 바지자락 흠뻑 적시며

풀 냄새 푸르른 논두렁길을

거미줄에 채이며 달려간다면

솔바람 솔솔 부는 솔 길 걸으면

바람소리 산새소리 들려온다면

새벽같이 배추밭 돌보러 가신

흙을 사랑하신 아버지 모시고 와

따듯한 아침상에 마주 한다면

딸그락 딸그락

어머니 숭늉이 구수하다면

떨렁 떨렁

외양간 소 방울소리 들려온다면

그 때 조선살 노란 문종이

환한 햇살이 스며든다면

지나간 어린 날을

다시 산다면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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