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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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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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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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의 도둑이다

 

열자1편 천서14]-

 

제나라의 국씨는 큰 부자였고, 송나라의 향씨는 무척 가난하였다. 향씨가 송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가서 국씨에게 부자가 되는 법을 물었다.

국씨가 향씨에게 말하였다.

나는 도둑질을 잘합니다. 처음 내가 도둑질을 할 때는 일 년 만에 나의 생활이 넉넉해질 정도였습니다. 이 년 만에는 생활이 풍족해졌고, 삼 년이 되자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나의 생활이 점점 부유해지게 되어 나중에는 한 동네와 한 고을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게 되었습니다.”

향씨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나 향씨는 부자가 되는 데는 도둑질을 해야 한다는 말만 듣고 도둑질을 하는 방법은 묻지를 않았다. 향씨는 마침내 남의 집 담장을 넘어서 벽 밑을 뚫고 들어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대로 훔치지 않는 물건이 없었다. 이렇게 도둑질을 한지 얼마 안 되어 도둑으로 잡혀 벌을 받아 그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재산까지 몰수당하게 되었다. 향씨는 국씨가 자기를 잘못되게 하였다고 하여 감옥에서 나와 그에게로 달려가 그를 원망하였다.

국씨가 물었다.

당신은 도둑질을 어떻게 하였습니까?”

향씨는 지금까지 자기가 도둑질을 한 것을 자세히 말하였다. 그러자 국씨가 말하였다.

당신은 도둑질을 하는 방법을 그렇게도 몰랐습니까? 당신에게 도둑질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내가 듣기에 하늘에는 때가 있고, 땅에는 이익이 되는 물건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하늘의 때와 땅의 이익물과 습한 구름과 내리는 비와 산과 못의 생산물을 모두 도둑질 해다 우리 밭의 곡식을 자라게 하였습니다. 농산물을 번성하게 하고, 집의 담장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집을 세웠습니다. 육지에서는 새와 짐승을 도둑질해 왔고, 물에서는 물고기와 자라를 도둑질 해왔습니다.

우리 집 재산은 모두 자연에서 도둑질해 오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체로 곡식과 흙과 나무와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 같은 것은 다 자연이 생산한 것이니 어찌 내가 생산한 것이라 하겠습니까? 그런데 나는 자연의 산물을 도둑질하였으나 재앙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훔친 금과 옥과 진주와 보물과 곡식과 비단과 재물 같은 것은 사람들이 다 모은 물건입니다. 어찌 자연이 준 것이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그것들을 도둑질하다 죄를 지었으니,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 향씨는 크게 의심을 품게 되었다. 국씨가 다시 자기를 속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동곽선생에게 가서 물었다. 동곽선생이 대답하였다.

당신의 몸도 원래 자연의 물건인데, 당신은 자신의 물건으로 생각을 하니, 당신이 어찌 자연의 도둑이 아니겠습니까? 당신은 천지 음양의 화기를 도둑질 해다 당신의 생을 이룩하였고, 당신의 형체를 사사로이 소유한 것입니다. 하물며 당신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바깥 재물들을 도둑질하였으니 도둑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천지 만물은 본래 서로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당신은 이것을 한 쪽을 떼다가 자기 사유물로 인정을 하니 이것이 모두 모순된 일입니다.

국씨가 도둑질을 한 것은 공도로 한 것이어서 재앙이 없었고, 당신이 도둑질을 한 것은 사심에서 나온 것이어서 죄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은 공도와 사심이 있는 것도 도둑이고, 공도와 사심이 없는 것도 모두 도둑입니다. 공도는 공도이고 사심은 사심이지만 이것이 모두 천지의 큰 덕에서 보면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천지의 덕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보고 도둑질을 했다고 하고, 누구를 보고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고 하겠습니까? 천지자연의 물건을 자기 사유로 하는 것도 도둑이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물건을 도둑질해 자기 소유로 하는 것도 도둑입니다. 그러나 천지자연의 큰 덕으로 보면 다 마찬가지이니 누구는 도둑이라 하고 누구는 도둑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列子1篇 天瑞14]-

齊之國氏大富, 宋之向氏大貧; 自宋之齊, 請其術. 國氏告之曰:吾善爲盜. 始吾爲盜也, 一年而給, 二年而足, 三年大壤. 自此以往, 施及州閭.向氏大喜, 喩其爲盜之言, 而不喩其爲盜之道, 遂踰垣鑿室, 手目所及, 亡不探也. 未及時, 以贓獲罪, 沒其先居之財. 向氏以國氏之謬己也, 往而怨之. 國氏曰:若爲盜若何?向氏言其狀. 國氏曰:!若失爲盜之道至此乎? 今將告若矣. 吾聞天有時, 地有利. 吾盜天地之時利, 云雨之滂潤, 山澤之産育, 以生吾禾, 殖吾稼, 築吾垣, 建吾舍, 陸盜禽獸, 水盜魚鼈, 亡非盜也. 夫禾稼土木禽獸魚鼈, 皆天之所生, 豈吾之所有? 然吾盜天而亡殃. 夫金玉珍寶谷帛財貨, 人之所聚, 豈天之所與? 若盜之而獲罪, 孰怨哉?向氏大惑, 以爲國氏之重罔己也, 過東郭先生問焉. 東郭先生曰:若一身庸非盜乎? 盜陰陽之和, 以成若生, 載若形, 况外物而非盜哉? 誠然, 天地萬物不相離也; 認而有之, 皆惑也. 國氏之盜, 公道也, 故亡殃; 若之盜, 私心也, 故得罪. 有公私者, 亦盜也; 亡公私進, 亦盜也. 公公私私, 天地之德. 知天地之德者, 孰爲盜邪? 孰爲不盜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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