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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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건봉의 한 길
-[제48칙]건봉일로 -
건봉 선사에게 한 선승이 물었다.
“시방의 제불은 모두 열반의 문으로 간다 하셨는데, 대체 그 길은 어디 있습니까.”
건봉 선사가 주장자를 잡아 일으켜 한 번 긋고 말하였다.
“여기 있다.”
나중에 그 선승이 운문 선사에게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운문선사가 부채를 들더니 이렇게 말하였다.
“이 부채가 튀어올라 삼십삼천(三十三天)에 이르러, 제석(帝釋)의 콧구멍을 쑤셨다. 동해의 잉어를 쳤더니 동이를 기울인 듯 큰비가 쏟아졌다.”
<평창>---------------------------------
한 사람은 깊고 깊은 바다 속에서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고, 한 사람은 높디높은 산꼭대기에서 허연 파도를 일으킨다. 정(定)을 지키고 행(行)을 놓아, 각각 한 손을 내서 종승(宗乘)을 붙들어 세웠다. 흡사 두마리 말이 맞부딪친 것 같으니 세상에는 이를 간파한 사람이 없으리라. 바른 눈으로 보건대 두 늙은이는 길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송>---------------------------------
발을 들기 전에 이미 이르렀고
혀를 움직이기 전에 말해 마쳤다
곧 넉넉히 저절로 착착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다시 향상의 도리가 있음을 알라
-[第48則]乾峯一路 -
乾峰和尙, 因僧問, 十方薄伽梵, 一路涅槃門. 未審, 路頭在甚麽處. 峰拈起拄杖劃一劃云, 在者裡. 後僧請益雲門. 門拈起扇子云, 扇子발跳上三十三天, 築著帝釋鼻孔. 東海鯉魚, 打一棒雨似盆傾.
無門曰, 一人向深深海底行, 簸土揚塵. 一人於高高山頂立, 白浪滔天. 把定放行, 各出一隻手, 扶豎宗乘. 大似兩箇馳子相撞著, 世上應無直底人. 正眼觀來, 二大老總未識路頭在.
頌曰. 未擧步時先已到, 未動舌時先說了, 直饒著著在機先, 更須知有向上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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