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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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詠笠[영립] 삿갓을 읊다
- 金炳淵[김병연] -
浮浮我笠等虛舟[부부아립등허주] 둥둥 내 삿갓은 가볍기 빈 배 같아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한번 쓰게 되어 사십 평생 흘렀네
牧竪輕裝隨野犢[목수경장수야독] 목동이 가뜬 쓰고 소 먹이러 나가고
漁翁本色伴沙鷗[어옹본색반사구] 어옹이 갈매기와 낚시할 때 쓰나니
醉來脫掛看花樹[취래탈괘간화수] 취하면 벗어 걸고 꽃나무 바라보고
興到携登翫月樓[흥도휴등완월루] 흥나면 벗어들고 루에 올라 달을 보네
俗子衣冠皆外飾[속자의관개외식] 속인들의 의관은 겉치레일 뿐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만천풍우독무수] 온갖 비바람 난 삿갓 있어 걱정 없네
❍ 김병연[金炳淵] 조선(朝鮮) 후기(後期)의 방랑(放浪) 시인(詩人). 자는 성심(性深)이며 호는 난고(蘭皐)이다. 속칭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 불린다. 본관은 안동(安東). 경기도 양주 출생.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즉흥적인 풍자시를 많이 지어서 남겼다. 평안도 선천부사(宣川府使)였던 할아버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의 난 때에 항복한 죄로 집안이 멸족(滅族)을 당하였다. 노복 김성수(金聖洙)의 도움으로 여섯 살 때 형 김병하(金炳河)와 함께 황해도 곡산(谷山)으로 피신하여 숨어 지냈다. 후일 멸족에서 폐족(廢族)으로 사면되어 형제는 어머니에게로 돌아갔다. 그러나 아버지 김안근(金安根)은 화병으로 죽었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폐족자로 멸시받는 것이 싫어서 강원도 영월로 옮겨 숨기고 살았다. 이 사실을 모르는 김병연이 과거에 응시하여 논정가산충절사탄김익순죄통우천(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이라는 그의 할아버지 김익순을 조롱하는 시제로 장원급제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내력을 어머니에게서 듣고는 조상을 욕되게 한 죄인이라는 자책과 폐족자에 대한 멸시 등으로 20세 무렵부터 처자식을 둔 채로 방랑 생활을 시작하였다.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생각하고 항상 큰 삿갓을 쓰고 다녀 김삿갓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전국을 방랑하면서 각지에 즉흥시를 남겼는데 그 시 중에는 권력자와 부자를 풍자하고 조롱한 것이 많아 민중 시인으로도 불린다. 아들 익균(翼均)이 여러 차례 귀가를 권유했으나 계속 방랑하다가 전라도 동복(同福: 전남 화순)에서 57세에 객사하였다. 김립시집(金笠詩集)이 전한다.
❍ 부부[浮浮] 기운이 왕성하게 오름. 기(氣)가 상승하는 모양. 기운이 무럭무럭 올라가는 모양. 비나 눈이 한창 쏟아지는 모양. 많고 강(强)한 모양. 많고 굳센 모양.
❍ 경장[輕裝] 홀가분하고 가뜬하게 차림. 또는 그 행장(行狀)이나 차림새. 옷이나 휴대품 따위를 홀가분하게 차림. 또는 그런 차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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