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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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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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포도알 비가 내리던 밤
우리는 포도밭에 있었습니다.
포도 잎 아래 포도송이에
불빛은 아롱져 떨어지고
무슨 말을 했는지
말 없었는지
통째로 씹어 먹기도 하고
껍질 빼고 씨 빼고 먹기도 하고
혀 위로 시고 달고 넘어갑니다.
설익은 포도알 당신 가슴에
포도잎 두드리던 빗방울 소리
지금도 내 귀에는 들리는데
당신은 기억이나 하시는지
살수록 성그는 포도송이에
비는 때마다 내리는데
당신도 지금 포도 드시며
그 때의 원두막을 생각하는지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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