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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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방책은 사정에 따라 변한다
- 한비자 제49편 5두 [4] -
옛날 문왕은 풍과 호 사이에 있으면서 불과 백리 사방의 국토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인의를 행하여 서방의 이민족을 끌어들여 마침내 천하의 왕이 되었다. 그런데 서나라의 언왕은 한수 동쪽의 오백 리 사방의 넓은 국토를 보유하며 인의의 정치를 행했는데 자기 땅을 분할하여 바친 나라가 36개국이나 되었다. 그래서 초나라 문왕은 서나라가 장차 자기 나라를 해치지나 않을까 하여 군사를 일으켜 서나라를 정벌하고 마침내 멸망시키고 말았다. 문왕은 인의의 정치를 행하여 그 나라를 잃은 것이다. 이 사실은 인의는 고대에는 필요했지만 오늘날에는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달라지면 사정도 달라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요의 시대에는 남쪽의 묘족이 굴복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는 이것을 정벌하려고 했으나 순이 이렇게 말하였다.
“그것은 옳지 않다. 군주의 덕이 후하지 않은데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래서 순은 3년 동안 백성을 교화하여 창만 가지고도 남쪽의 묘족을 정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공공과의 싸움에서는 큰 쇠뭉치를 적에게 던졌기 때문에 갑옷이 견고하지 않은 자는 상처를 입었다. 이 사실은 창만 가지고 고대에서는 정복할 수 있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그 따위 무기는 쓸모가 없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정이 달라지면 방책도 달라진다」고 하는 것이다.
상고시대에는 도와 덕으로 다투었고, 중세에는 지와 모사로써 싸웠고, 근대에 와서는 기와 힘으로 싸운다.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하려고 했을 때, 노나라는 자공을 시켜 공격을 중지하도록 설득했는데 제나라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의 말이 훌륭한 웅변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가 바라고 있는 것은 영토이지 당신의 웅변이 아닙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군사를 일으켜 노나라를 정벌하였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언왕은 인의를 행하였으나 서나라는 망했고, 자공은 웅변으로 과시했으나 노나라는 영토를 빼앗겼다. 그렇다면 인의나 웅변은 국가를 보전하는 방책이 못된다. 언왕의 인의를 버리고 자공의 지를 멈추게 하고, 서나라나 노나라에서 그 실력을 함양하여 만승의 대국과 대치했더라면 제나라나 초나라의 야망은 이룩될 수 없었을 것이다.
- 韓非子 第49篇 五蠹 [4] -
古者, 文王處豐·鎬之間, 地方百里, 行仁義而懷西戎, 遂王天下. 徐偃王處漢東, 地方五百里, 行仁義, 割地而朝者三十有六國. 荊文王恐其害已也, 擧兵伐徐, 遂滅之. 故文王行仁義而王天下, 偃王行仁義而喪其國, 是仁義用於古不用於今也. 故曰:世異則事異. 當舜之時, 有苗不服, 禹將伐之. 舜曰:「不可. 上德不厚而行武, 非道也.」 乃修敎三年, 執干戚舞, 有苗乃服. 共工之戰, 鐵銛短者及乎敵, 鎧甲不堅者傷乎體. 是干戚用於古不用於今也. 故曰:事異則備變. 上古競於道德, 中世逐於智謀, 當今爭於氣力. 齊將攻魯, 魯使子貢說之. 齊人曰:「子言非不辯也, 吾所欲者土地也, 非斯言所謂也.」 遂擧兵伐魯, 去門十里以爲界. 故偃王仁義而徐亡, 子貢辯智而魯削. 以是言之, 夫仁義辯智, 非所以持國也. 去偃王之仁, 息子貢之智, 循徐·魯之力使敵萬乘, 則齊·荊之欲不得行於二國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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