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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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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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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病思[병사] 앓는 심사

 

- 陸遊[육유] -

 

短髮蕭蕭不滿簪[단발소소불만잠짧은 머리 성글어 비녀 꽂기 어려워도

更堪衰疾日侵尋[갱감쇠질일침심] 다시 견뎌야지 날로 더하는 늙고 병듦

數匙淡飯支殘息[수시담반지잔식] 몇 숟갈 맨밥으로 남은 목숨 지탱하고

一篆淸香印本心[일전청향인본심] 맑은 향 한 대 살라 본 마음에 새기네


小徑古苔遺鶴毳[소경고태유학취] 오솔길 묵은 이끼 학 솜털 떨어져 있고

空堂壞甃有蟲吟[공당괴추유충음] 빈집 무너진 벽돌담에 벌레 우는 소리

悠然更起扁舟興[유연갱기편주흥] 유연히 다시 일어 친구 찾아 배 띄우니

秋水門前五尺深[추수문전오척심] 맑은 가을 물이 불어 문 앞에 오척이네

 

<病思병사 / 병중에 생각하다 / 陸遊육유>

 


육유[陸游] 남송(南宋)의 시인(詩人)이자 사인(詞人)으로 자는 무관(務觀), 호는 방옹(放翁) 또는 입택어옹(笠澤漁翁)이며, 월주(越州) 산음(山陰: 현 절강성浙江省 소흥紹興) 사람이다. 문학적으로 다방면에 재능을 가졌으나 특히 시에서 이룬 성취가 커서 소이백(小李白)으로 불리며 남송(南宋) 시단의 영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문학사에 있어서도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또한, 9,300여 수의 시를 남겨 중국 시문학사상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시는 풍격이 웅혼하고 호방하다. 사상과 예술 방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고 특히 애국주의 정신이 작품을 관통하고 있다. 일생 동안 북벌(北伐)에 힘을 쏟다가 화친을 주장하는 세력에게 여러 차례 배척되기도 했으나, 세상을 뜰 때까지 애국충정의 뜻을 달리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우무(尤袤), 양만리(楊萬里), 범성대(范成大)와 함께 남송사대중흥시인(南宋四大中興詩人)으로 숭앙하였다. 검남시고(劍南詩稿), 위남문집(渭南文集), 남당서(南唐書), 노학암필기(老學庵筆記), 방옹사(放翁詞), 위남사(渭南詞) 등 수십 개의 문집을 남겼다.

불만[不滿]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 만족스럽지 않아 언짢거나 불쾌함.

소소[蕭蕭] 드물다. 성기다. 흰머리가 성글어진 모양. 백발이 된 귀밑머리가 듬성듬성해진 모양. 머리카락이 성기고 희끗희끗하다.

경감[更堪] 어찌 견딜 수 있으랴. 어찌 차마 견디리. 경나감(更那堪). 나경감(哪更堪). 두보(杜甫)의 시 구일(九日)좋은 시절에 도적 떼를 대하니 깊은 시름을 어이 차마 말하리오.[佳辰對羣盜 愁絶更堪論]”라고 하였다.

쇠질[衰疾] 노쇠(). 노쇠하고 병이 잦다. 두보(杜甫)의 시 위십사시어취폐려상별(魏十四侍御就弊廬相別)때때로 늙고 병든 슬픈 생각하면서, 은거지로 전달될 서찰을 기다리네.[時應念衰疾 書疏及滄浪]”라고 하였다.

침심[侵尋] 점차 발전함. 점점 앞으로 나아감. 침심하다. 차츰 에 이르다.

담반[淡飯] 반찬이 없는 간단한 밥. 담박(淡泊)한 식사.

향전[香篆] 향불의 연기가 전자(篆字) 모양으로 피어오른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전향[篆香] 향에서 피어오르는 가느다란 연기로, 꼬불꼬불한 모양이 전서(篆書)와 닮았다 하여 전향이라 한다.

전연[篆煙] 향에서 피어오르는 가느다란 연기로, 꼬불꼬불한 모양이 전서(篆書)와 닮았다 하여 전연(篆煙) 또는 전향(篆香)이라 한다.

심인[心印] 심인은 불심(佛心)을 중생의 마음속에 심어주는 것을 뜻하는 말로, 이심전심(以心傳心)을 가리킨다. 선종(禪宗)의 교조(敎祖)인 달마선사(達摩禪師)가 처음 중국에 들어와서 문자를 세우지 않고 심인만을 전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하게 한 데서 온 말이다.

심인[心印] 선가(禪家)의 말로, 글이나 말에 의지하지 않고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전해진 깨달음의 내용을 말한다. 심은 불심(佛心)이고 인은 인증(印證)의 뜻으로서, 즉 언어(言語)나 문자(文字)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마음으로 서로 인증하여 돈오(頓悟)를 기하는 것을 말한다.

본심[本心] 본디의 마음. 본디부터 변함없이 그대로 가지고 있는 마음. 꾸밈이나 거짓이 없는 참마음. 본래 갖추고 있는 청정한 성품. 천연 그대로의 성품. 본심. 양심.

유연[悠然] 유유(悠悠)하여 태연(泰然). 침착하고 여유가 있음. 여유롭고 편안한 모양. 한적한 모양. 담박한 모양. 유연하다. 유유하다. 도잠(陶潛)의 시 음주(飮酒)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따다가,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노라.[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기악주가사마육장파주엄팔사군양각로오십운(寄岳州賈司馬六丈巴州嚴八使君兩閣老五十韻)벗들이 모두 처지가 불리해져서, 좌천을 당하고도 둘 모두 느긋하였네.[故人俱不利 謫宦兩悠然]”라고 하였다.

갱기[更起] 다시 일어남. 또는 다시 일으킴.

갱기[更起] 놋쇠로 만든 반찬(飯饌) 그릇. 모양이 반병 두리 같고 그보다 작은 데, 찌개나 조치(措置) 따위를 담음.

편주흥[扁舟興] ()나라 왕휘지(王徽之)가 일찍이 산음(山陰)에 살 때, 눈이 개어 달빛이 환한 밤에 홀로 술을 마시며 좌사(左思)의 초은(招隱) 시를 읽다가 갑자기 섬계(剡溪)에 살고 있는 벗 대규(戴逵)가 보고 싶어 즉시 편주를 타고 밤새도록 찾아갔었는데, 정작 문 앞에 이르러 대규를 만나보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 이에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묻자, “나는 애초 흥을 타고 갔다가 흥이 다해 돌아왔다. 대규를 만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吾本乘興而行, 興盡而返, 何必見戴?]”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전한다. 후에 이를 편주승흥(扁舟乘興)이라 하여 벗을 찾아가는 전고가 되었다. <晉書 卷80 王徽之列傳> <世說新語 任誕>

추수[秋水] 가을의 강이나 호수의 맑은 물. (여자의) 맑은 눈매. 맑고 깨끗한 얼굴빛. 시퍼렇게 날이 선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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