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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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夏日卽事二首[하일즉사2수] 여름 날
- 李奎報[이규보] -
[其一]
簾幕深深樹影廻[염막심심수영회] 주렴장막 깊은 곳에 나무그늘 돌아들고
幽人睡熟鼾成雷[유인수숙한성뢰] 은자는 잠이 깊어 우레 같이 코를 고네
日斜庭院無人到[일사정원무인도] 날 저문 뜨락에는 찾아올 이 하나 없이
唯有風扉自闔開[유유풍비자합개] 바람만이 사립문을 열었다가 닫곤 하네
[其二]
輕衫小簟臥風欞[경삼소점와풍령] 홑적삼에 쪽댓자리 바람창가에 누웠으니
夢斷啼鶯三兩聲[몽단제앵삼량성] 꾀꼬리 울음 두세 자락 꿈길을 끊어놓네
密葉翳花春後在[밀엽예화춘후재] 잎사귀에 가린 꽃은 봄 갔어도 남아있고
薄雲漏日雨中明[박운루일우중명] 엷은 구름 스민 햇살 빗속에도 환하여라
<夏日卽事二首하일즉사2수 / 여름날 즉흥(卽興)으로 읊다 / 李奎報이규보 : 東國李相國集동국이상국집>
※ 두 번 째 수는 동문선(東文選)에 하일(夏日)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고, 동인시화(東人詩話)에도 소개되고 있다.
❍ 이규보[李奎報] 고려후기(高麗後期)의 대표적인 문신이자 문장가. 본관은 황려(黃驪: 여주). 자는 춘경(春卿), 초명은 인저(仁低),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지헌(止軒)·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이다. 9세 때부터 신동이라는 말을 들어 14살에는 문헌공도(文憲公徒)에 들어가 수학하였다. 소년시절 술을 좋아하며 자유분방하게 지냈는데, 과거지문(科擧之文)을 하찮게 여기고 이인로(李仁老), 오세재(吳世才), 임춘(林春), 조통(趙通), 황보항(皇甫抗), 함순(咸淳), 이담지(李潭之) 등 강좌칠현(姜左七賢)과 교유하였다. 23세 때 겨우 진사에 급제했으나 출세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26세에 개성으로 돌아와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당시의 문란한 정치와 혼란한 사회를 보고 크게 각성하여 동명왕편(東明王篇)을 지었다. 그 후 최충헌(崔忠憲)정권에 시문으로 접근하여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고 32세 때부터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후 좌천과 부임, 면직과 유배 그리고 복직 등을 거듭하면서 다사다난한 생을 보냈다. 저서로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백운소설(白雲小說), 국선생전(麴先生傳) 등의 저서와 많은 시문(詩文)을 남겼다.
❍ 즉사[卽事] 눈앞의 사물을 즉흥(卽興)으로 읊어 내는 일. 눈앞의 사물을 대면함. 그 자리에 가서 직접 일에 관계함. 눈앞의 일. 일에 임하다. 목전의 일을 대하다. 일을 맡다.
❍ 삼량[三兩] 두서넛. 약간. 조금.
❍ 경삼[輕衫] 여름철에 입는 얇은 적삼. 여름철에 입는 얇고 말쑥한 저고리.
❍ 풍령[風欞] 바람이 잘 통하도록 격자를 대어 만든 격자창.
❍ 밀엽[密葉] 잎이 촘촘히 붙어 있음. 또는 그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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