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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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感興[감흥] 저녁감상
- 金淨[김정] -
落日臨荒野[낙일임황야] 지는 해는 황량한 들판을 비추고
寒鴉下晩村[한아하만촌] 추운 까마귀 저문 마을로 내리네
空林煙火冷[공림연화랭] 빈숲에는 저녁 짓는 연기 식었고
白屋掩荊門[백옥엄형문] 초가집 사립문은 벌써 닫혀 있네
<感興감흥 / 저녁감상 / 金淨김정 : 冲菴集충암집>
※ 성수시화(惺叟詩話)에는 3행의 荊門(형문)이 柴門(시문)으로 되어 있다.
❍ 김정[金淨] 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학자다.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원충(元冲), 호는 충암(冲菴)·고봉(孤峯). 시호는 문정(文貞)이었다가 문간(文簡)으로 고쳐졌다. 보은 출신이다. 1507년 증광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해 성균관전적(成均館典籍)에 보임되고, 수찬(修撰)·병조좌랑을 거쳐 정언(正言)으로 옮겨졌다. 이어 병조정랑·부교리(副校理)·헌납(獻納)·교리·이조정랑 등을 거쳐 1514년에 순창군수가 되었다. 1515년 담양부사 박상(朴祥)과 함께 중종 때 억울하게 폐출된 왕후 신씨(愼氏)의 복위를 주장하고, 아울러 신씨 폐위의 주모자인 박원종(朴元宗) 등을 추죄(追罪)할 것을 상소했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서 보은에 유배되었다. 1516년 석방되어 박상과 함께 다시 홍문관에 들고, 응교(應敎)·전한(典翰) 등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고, 뒤에 사예(司藝)·부제학·동부승지·좌승지·이조참판·도승지·대사헌 등을 거쳐 형조판서에 임명되었다. 조광조(趙光祖)와 함께 사림파의 대표적인 인물로서, 소격서를 혁파하고 향약을 실시하며 현량과를 설치하는 등, 개혁정치를 펴다가 그들의 급속한 성장에 대한 훈구파의 반발로 기묘사화(己卯士禍)가 일어나 극형에 처해지게 되었으나, 영의정 정광필(鄭光弼) 등의 옹호로 금산(錦山)에 유배되었다가, 진도를 거쳐 다시 제주도로 옮겨졌다. 그 뒤 신사무옥에 연루되어 사림파의 주축인 생존자 6인과 함께 다시 중죄에 처해져 사사되었다. 1545년(인종 1) 복관되었고, 1646년(인조 24)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3세에 할머니 황씨에게 수학하기 시작했고 20세 이후에는 성리학의 연구에 몰두하였다. 그리하여 관료 생활을 하면서도 성리학에 대한 학문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한, 시문에도 능했으며 새·짐승 등의 그림도 잘 그렸다. 저서로는 충암집(冲菴集)이 있는데, 여기에 실린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은 기묘사화로 제주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견문한 제주도의 풍토기이다.
❍ 감흥[感興] 마음에 깊이 느끼어 일어나는 흥취. 마음에 깊이 감동(感動)되어 일어나는 흥취(興趣).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한창 즐거워하는 흥취.
❍ 감상[感想] 마음속에 느끼어 생각함. 마음에 느끼어 일어나는 생각.
❍ 황야[荒野] 거친 들판. 황량한 들판. 사람이 살지 않고 버려진 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거칠게 된 들판. 잡초와 가시덩굴만 우거진 벌판. 황폐한 들로 흔히 유배지를 이르기도 한다.
❍ 한아[寒鴉] 조류 까마귓과 까마귀속에 속한 종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 한자어로는 자오(慈烏)가 표준이고, 오(烏)·자아(慈鴉)·효조(孝鳥)·한아(寒鴉)·노아(老鴉)·오아(烏鴉)라고도 하였다. 갈까마귀. 겨울철 까마귀. 가마귀.
❍ 공림[空林] 낙엽이 떨어져 텅 빈 숲. 나뭇잎이 떨어져 공허(空虛)한 숲. 인가(人家)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閑寂)한 숲을 이른다.
❍ 연화[煙火] 사람의 집에서 불 때는 연기(煙氣).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서 불을 때어 나는 연기라는 뜻으로, 사람이 사는 기척 또는 인가(人家)를 이르는 말이다. 불에 익힌 음식, 즉 숙식(熟食)하는 사람들이 사는 속세를 뜻하기도 한다. 취연(炊煙). 인연(人煙).
❍ 연화[烟火] 연화(煙火). 연화는 인가(人家)에서 밥을 짓기 위해 불을 때어 나는 연기로, 화식(火食)을 하는 속세의 사람을 가리킨다. 신선은 솔잎을 씹으며 생식을 하고, 불로 익힌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 백옥[白屋] 초가(草家). 가난한 집. 초라한 집. 흰 띠풀[白茅백모]로 지붕을 인 집이라는 뜻으로, 대개 천민(賤民)의 허술한 집을 말한다. 옛날 요(堯) 임금이 이런 집에서 거처하였다고 한다. <太平御覽 皇王部 五帝堯陶唐氏> 또는, 채색을 하지 않고 본재(本材)를 노출한 가옥. 기둥이나 들보에 화려한 채색을 하지 않은 집으로 평민(平民)이나 한사(寒士)의 집을 말한다. 빈한한 선비의 청렴결백한 생활을 비유하기도 한다. 참고로 당나라 유장경(劉長卿)의 시 봉설숙부용산주인(逢雪宿芙蓉山主人)에 “날 저물자 청산은 아스라이 멀고, 날씨 찬데 백옥은 가난도 하구나.[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라고 하였다. <全唐詩 卷147 逢雪宿芙蓉山主人>
❍ 형문[荊門] 가시나무로 얽어 만든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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