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오래오래 사는 법
- 장자(외편):제11편 재유[5]-
황제가 천자가 된 뒤 19년이 되자 명령이 천하에 행해지게 되었다. 광성자가 공동산 위에 살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를 찾아가 만났다. 그리고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지극한 도에 통달하셨다하니 지극한 도의 정수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저는 천하의 정수를 취하여 오곡의 생산을 도움으로써 백성들을 먹여 살리려고 합니다. 저는 또한 음양을 다스려 생물을 제대로 생육케 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광성자가 말했다.
“당신이 묻는 것은 사물의 바탕인데, 당신이 다스리고자 하는 것은 사물의 찌꺼기입니다. 당신이 천하를 다스린 뒤로 구름이 모여들지 않고도 비가 내리고, 풀과 나무는 단풍이 들지 않고도 낙엽이 지고, 해와 달의 빛은 더욱 흐려지게 되었습니다. 당신처럼 간사한 마음으로 말이나 번지르르하게 잘하는 사람이 어찌 지극한 도를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황제는 물러 나와 천하를 버리고 특별한 방을 만들어 흰 띠풀을 깔고 석 달 동안 한가히 지낸 다음 다시 찾아가 그를 만났다. 광성자는 남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 있었다. 황제는 무릎으로 걸어나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린 채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지극한 도에 통달하셨다 하니 몸을 다스리는 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영원히 살 수 있습니까?”
광성자가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훌륭한 질문입니다. 당신에게 지극한 도를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지극한 도의 정수는 깊숙하고 까마득하며, 지극한 도의 극치는 어둑하고도 고요합니다.
보는 것도 없고 듣는 것도 없이 정신을 간직하고 고요히 있으면 육체는 자연히 올바르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고요해야 하고 반드시 맑아야만 하며, 당신의 육체를 수고롭게 하지 않고 당신의 정신을 요동치게 하지 말아야만 오래도록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눈으로는 보는 것도 없고, 귀로는 듣는 것도 없고, 마음으로는 아는 것이 없이 당신의 정신은 자기 몸만을 지켜야 그 몸이 오래도록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당신의 내부를 삼가고 당신을 외부를 닫아거십시오. 아는 것이 많으면 재난이 될 것입니다. 나는 당신을 크게 밝은 태양 위에 이르게 하여 저 지극한 양의 근원에 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을 깊고 아득한 문안으로 들어가게 하여 저 지극한 음의 근원에 도달하게 하겠습니다.
하늘과 땅은 각기 맡은 직능이 있고 음과 양은 서로의 작용이 있습니다. 조심하여 당신의 몸을 지키십시오. 모든 물건은 스스로 굳세어질 것입니다. 나는 그 도를 지키며 그 조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1200년 동안 몸을 닦아 왔으나 내 육체는 전혀 쇠하지 않고 있습니다.”
황제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선생님이야말로 바로 하늘이십니다.”
광성자가 말했다.
“물건들은 모두 무궁한 것인데 사람들은 모두 종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건들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인데 사람들은 모두 끝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 도를 체득한 사람은 위로는 황제가 되고 아래로는 왕이 될 것입니다. 내 도를 잃은 사람은 위로는 빛을 보다가 아래로는 흙이 되고 말 것입니다. 모든 물건들은 모두 흙에서 살다가 흙으로 되돌아갑니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을 떠나서 무궁의 문안으로 들어가 끝없는 들판에 노닐 것입니다. 나는 해와 달과 빛을 함께 할 것이며, 나는 하늘과 땅과 함께 영원할 것입니다. 나에게 부딪쳐도 의식치 못할 것이며, 나로부터 멀리 가도 그것을 모를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죽어버리겠지만 나는 홀로 존재할 것입니다.”
- 莊子(外篇):第11篇 在宥[5]-
皇帝立爲天子十九年, 令行天下, 聞廣成子在於空同之山, 故往見之, 曰:「我聞吾子達於至道, 敢問至道之精. 吾欲取天地之精, 以佐五穀, 以養民人, 吾又欲官陰陽, 以遂群生, 爲之奈何?」
廣成子曰:「而所欲問者, 物之質也. 而所欲官者, 物之殘也. 自而治天下, 雲氣不待族而雨, 草木不待黃而落, 日月之光益以荒矣. 而佞人之心翦翦者, 又奚足以語至道哉!」
皇帝退, 損天下, 築特室, 席白茅, 閒居三月, 復往邀之.
廣成子南首而臥, 皇帝順下風膝行而進, 再拜稽首而問曰:「聞吾子達於至道, 敢問, 治身奈何而可以長久?」廣成子蹶然而起, 曰:「善哉問乎! 來! 吾語汝至道. 至道之精, 窈窈冥冥至道之極, 昏昏黙黙. 無視無聽, 拘神以靜, 形將自正. 必靜必淸, 無勞汝形, 無搖汝精, 乃可以長生. 目無所見, 耳無所聞, 心無所知, 汝神將守形, 形乃長生. 愼汝內, 閉汝外, 多知爲敗. 我爲汝遂於大明之上矣, 至彼至陽之原也. 爲汝入於窈冥之門矣, 至彼至陰之原也. 天地有官, 陰陽有藏, 愼守汝身, 物將自壯. 我守其一以處其和, 故我修身千二百歲矣, 吾形未常衰.」
皇帝再拜稽首曰:「廣成子之謂天矣!」
廣成子曰:「來! 余語汝. 彼其物無窮, 而人皆以爲有終. 彼其物無測, 而人皆以爲有極. 得吾道者, 上爲皇而下爲王. 失吾道者, 上見光而下爲土. 今夫百昌皆生於土而反於土, 故余將去汝, 入無窮之門, 以遊無極之野. 吾與日月參光, 吾與天地爲常. 當我, 緡乎! 遠我, 昏乎! 人其盡死, 而我獨存乎!」
'옛글[古典]산책 > 장자[莊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와 덕과 의로움과 일과 재주의 관계/장자/천지/ (0) | 2020.05.07 |
---|---|
일이란 번거롭지만 하지 않을 수는 없다/장자/재유/ (0) | 2020.05.07 |
위대한 사람이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장자/재유/ (0) | 2020.05.06 |
나라는 인위가 아닌 자연에 맡겨라/장자/재유/ (0) | 2020.05.06 |
무위 속에 살면 자연은 스스로 변화한다/장자/재유/ (0) | 2020.05.06 |
성인을 멀리하고 지혜를 버려라/장자/재유/ (0) | 2020.05.04 |
인심은 종잡을 수 없는 것이다/장자/재유/ (0) | 2020.05.04 |
천하는 그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장자/재유/ (0) | 2020.05.04 |
천하는 인위적으로 다스려서는 안 된다/장자/재유/ (0) | 2020.05.04 |
지혜의 발달로 세상이 혼란스러워졌다/장자/거협/ (0) | 2020.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