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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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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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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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장왕이 영윤 투월초의 반란을 평정하고 돌아와 여러 신하를 점대에 모아놓고 연회를 베풀었다.

임금과 신하는 흥겨운 풍류로 하루를 즐겼다. 연회는 저녁까지 계속되었다. 밤이 되어 불을 밝히고 사랑하는 허희를 시켜 여러 대부에게 술을 돌리게 했다.

술잔을 받은 신하들은 일어나 받아 마셨다. 그런데 순간 광풍이 불어 켜놓은 불들을 꺼버리고 말았다. 그때 어떤 사람이 허희의 소매를 끌어 당겼다. 그러자 허희는 왼손으로 소매를 빼냄과 동시에 오른손으로 그 사람의 관끈을 잡아 끊어버렸다. 허희는 그러고 임금에게 아뢰기를 무엄하게 임금의 애첩을 희롱한 무례한 사람의 관끈을 잡아 끊어버렸으니 어서 불을 켜서 무뢰한 사람을 찾아내라고 말했다.

이제 불을 켜서 관끈이 끈긴 사람을 찾으면 그 사람은 나라임금의 애첩을 희롱한 죄로 작게는 태형에서 크게는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초왕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오늘이 연회에서 경들과 마음껏 즐기기로 약속했다. 경들은 모두 관끈을 끊고(絶纓) 실컷 마시자 관끈이 끊어지지 않은 자는 마음껏 즐기지 않은 자이다. 술이 있고 여자가 있는데 사나이 대장부로서 여자를 보고도 손이가지 않은 것은 이 연회를 마음껏 즐기지 않은 자이다.”

순간 사나이와 좌중은 화기가 돌았고 사나이는 형벌을 면할 수 있었고 좌중은 임금의 넓은 덕을 존경하게 되었다.

그 후 장왕이 진나라와 싸울 때였다. 그런데 장왕이 위급할 때마다 한 장군이 목숨을 내던지고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장왕이 위험할 때마다 장왕을 구하곤 했다. 장왕이 의아하여 그 장군을 불렀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허희에게 관끈을 끊기고 장왕의 덕으로 형벌을 면한 사람 그 장군이었다. 이로써 그 사람은 왕의 목숨을 구하여 공을 세우고 목숨을 부지하게 해준 덕에 보답을 할 수 있었고, 장왕은 위기를 넘기게 되었으며 훌륭한 장수 한명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후세에 이 연회를 이름하여 절영회(絶纓會)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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