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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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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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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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과 꽃씨

 

이슬 한 방울이 땅에 떨어져

그 땅이 모래라면 사라져 버릴게고

그 땅이 흙이라면 그 곳에 머물러

얼마를 기다려 싹을 틔우고

자라난 싹이 꽃 되어 피기까지

아무런 마음 없이 땅 밑에 살아

꽃잎이 지면 울어도 주고

남겨진 씨앗을 묘비 삼아서

남 모르게 죽어도 섧지 않으리

 

나비 한 마리가 껍질을 벗고

꽃에서 꽃으로 날아 놀다가

꽃잎에 앉아 잠이 들어도

놀다가 놀다가 잠이 들어도

바람도 꽃은 아니 흔드리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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