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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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현사가 세 가지 병에 관해 말하다
-[제88칙]현사삼병 -
<수시>-----------------------------
선문에서 지도하는 방법이란 어떤 것이 있는가 하면 바로 둘을 쪼개서 셋을 만드는 융통성이 있어야 하며, 사물의 깊은 도리를 이야기하는 데에도 자유자재의 솜씨가 있어야 한다. 또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을 지도함에 있어서 쇠사슬이나 오묘한 관문 같은 난문, 난제를 깨부수어야 한다. 불조의 정령에 따라 행동하며 수행자의 집착이나 망념을 남김없이 없애 주어야 한다. 자, 이런 활동을 할 때에도 어딘가 흠잡을 데가 있는 지 말해 보아라. 밝은 눈을 가진 자는 예를 하나 들 것이니 잘 보아 두어라.
<본칙>-----------------------------
현사스님이 대중 법문을 하였다.
“여러 총림의 노스님들이 모두 사람을 제접하고 중생을 이롭게 한다고 하나, 갑자기 귀머거리, 봉사, 벙어리가 찾아왔을 때는 어떻게 맞이하겠는가? 봉사에게 백추를 잡고 불자를 곧추세워도 그는 보지 못하며, 귀머거리는 일체의 어언삼매도 듣지 못하며, 벙어리에게는 말을 하도록 시켜도 하지 못한다. 이들을 어떻게 맞이할까? 만일 이들을 제접하지 못한다면 불법은 영험이 없는 것이다.”
어떤 스님이 운문스님에게 가르쳐주기를 청하자, 운문스님이 말하였다.
“절 좀 해봐라.”
스님이 절을 올리고 일어나자, 운문스님이 주장자로 밀쳐버리니, 스님이 뒷걸음질치자, 운문스님은 말하였다.
“너는 눈이 멀지는 않았구나.”
다시 그를 불어 앞으로 가까이 오라 하여 스님이 다가오자, 운문스님이 말하였다.
“귀머거리는 아니구나.”
그리고는 물었다.
“알았느냐.”
“모르겠습니다.”
“너는 벙어리는 아니구나.”
스님이 그로 인해 알아차리는 바가 있었다.
<송>-------------------------------
장님, 벙어리, 귀머거리
세상일 어지러워 안 본 듯, 안 들은 듯
말조차 잊었구나 까마득한 딴 세상
가엾은 세상 사람 그것을 모르다니
천리안이 어찌 보랴, 허허로운 이 경지
명악사가 어찌 들으랴 그윽한 이 소리
그 누가 알랴, 잎지고 꽃 피는 조화
창가에 홀로 앉아 지켜보는 이 기쁨
장님, 벙어리, 귀머거리
정녕 알겠느냐 무슨 뜻인지
-[第88則]玄沙三病 -
<垂示> 垂示云. 門庭施設. 且恁麽. 破二作三. 入理深談. 也須是七穿八穴. 當機敲點. 擊碎金鎖玄關. 據令而行. 直得掃蹤滅跡. 且道[言+肴]訛在什麽處. 具頂門眼者. 請試擧看.
<本則> 擧. 玄沙示衆云. 諸方老宿. 盡道接物利生. 忽遇三種病人來. 作麽生接. 患盲者. 拈鎚豎拂. 他又不見. 患聾者. 語言三昧. 他又不聞. 患啞者敎伊說. 又說不得. 且作麽生接. 若接此人不得. 佛法無靈驗. 僧請益雲門. 雲門云. 汝禮拜著. 僧禮拜起. 雲門以拄杖挃. 僧退後. 門云. 汝不是患盲. 復喚近前來. 僧近前. 門云. 汝不是患聾. 門乃云. 還會麽. 僧云. 不會. 門云. 汝不是患啞. 僧於此有省.
<頌> 盲聾瘖啞. 杳絶機宜. 天上天下. 堪笑堪悲. 離婁不辨正色. 師曠豈識玄絲. 爭如獨坐虛窗下. 葉落花開自有時. 復云. 還會也無. 無孔鐵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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