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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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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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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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나이 탓도 있지만

돈 탓도 있지만

세상이 그렇고 그래서

우리도 세상 따라

집을 짓는다.

모두

다 거두어 간

열리어진 논바닥에

흩어진 검불 모아

자빠진 짚토매 모아

벽을 쌓고 검불 깔고

지붕은 그냥 열어 두어도

하늘이 우리에게 뭐라 하겠나

너랑 나랑 어떻게 살든

이불도 없이 사는 우리들인데

부끄럼 없이 사는 우리들인데

하늘도 별도 달도

웃지 않는다.

 

- 안상길 -

 


✦ 짚토매 : 짚단의 충청도 사투리.

✦ 짚단 : 볏짚을 묶은 덩이.

✦ 짚누리 : 집가리의 충청도 사투리.

✦ 집가리 : 짚단을 쌓은 더미.

✦ 나래 : 이엉의 충청도 사투리.

✦ 이엉 : 초가집의 지붕이나 담을 이기 위하여 짚이나 새 따위를 한줌씩 엮은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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