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종이책전자책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반응형

 

아버지의 장미

 

장미를 본다.

강아지풀섶에 나지막하니

붉게 피어난 장미를 본다.

 

먼 어느 여름이던가

참외가 끝물이던 그 장날에

지푸라기에 매어 달린

갈치의 비릿함과

거나한 아버지 짐자전거에

자갈길 덜컹여 실려오더니

 

"애야, 저어기 갖다 심거라"

 

- 아버지 마음에도 꽃이 있구나

  농사일 말고도 꽃이 있구나 -

 

그 여름 내내 몸살을 앓고

한 해를 넘겨 하나는 죽고

하나는 꽃을 피워 어여쁘더니

 

아버지 떠나신 텃밭 귀퉁이

강아지풀보다도 나지막하니

아버지 마음이 피어 있구나.

 

- 안상길 -

https://youtu.be/x4ehecIoW58

 

반응형

'하늘구경 > 졸시[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잎  (0) 2013.10.02
짚누리 집  (0) 2013.10.02
가을 강  (0) 2013.10.02
산비둘기  (0) 2013.10.02
동무야  (0) 2013.09.30
재미로 쓰는 글  (0) 2013.09.29
바람개비  (0) 2013.09.29
가위  (0) 2013.09.29
징검다리  (0) 2013.09.29
돌팔매  (0) 2013.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