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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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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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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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을 구워먹고

 

용을 삶아먹더라도

 

젓가락을 놓고 나면

 

장아찌 먹은 것과 다른 게 무엇이며,

 

금장식을 매달고

 

옥장식을 차더라도

 

모두 재 된 다음에는

 

깨어진 기왓장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炮鳳烹龍, 放箸時與虀鹽無異.

포봉팽룡, 방저시여제염무이.

懸金佩玉, 成灰處共瓦礫何殊.

현금패옥, 성회처공와력하수.

 

<채근담菜根譚/건륭본乾隆本/한적閒適>

 

  • 포봉팽룡[炮鳳烹龍]  봉황을 굽고, 용을 삶은 것으로, 진귀한 안주나 호사스런 음식을 비유한다. 포(炮)는 유지(油紙) 또는 잎으로 싸서 철판 위에서 굽는 것, 팽(烹)은 푹 삶는 것이다. 용봉(龍鳳)은 진미(珍味)의 예(例)로 든다. 대궐에서 성대한 전례(典禮)를 행할 때에나 맛볼 수 있는 진기한 안주를 이른다. 작중지(酌中志)에 “성대한 전례를 행할 적에 이른바 봉황을 굽고 용을 삶는[炮鳳烹龍] 음식이 있는데, 봉황은 바로 수꿩을 가리키고 용은 백마(白馬)를 잡아서 대신한다.[凡遇大典禮 … 有所謂炮鳳烹龍者. 鳳乃雄雉. 龍則宰白馬代之耳.]”는 말이 나온다. 참고로, 당(唐)나라 시인 이하(李賀)의 장진주(將進酒)에 “유리 술잔에 호박주 빛깔 짙기도 해라, 작은 술통에서 흐르는 술 방울이 진주처럼 붉구나. 용 삶고 봉 구우니 기름은 이글거리고, 수놓은 비단 휘장은 향기로운 바람을 에워싸네.[琉璃鍾琥珀濃 小槽酒滴眞珠紅 烹龍炮鳳玉脂泣 羅幃繡幕圍香風]”라고 하였다.
  • 제염[虀鹽]  제(虀)는 절인 채소를 말하고, 염(鹽)은 소금이다. 염제(鹽虀)로도 쓰며, 소금에 절인 채소를 말하기도 한다. 나물 반찬과 소금 또는 절인 나물 반찬은 청빈한 생활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참고로, 한유(韓愈)의 송궁문(送窮文)에 “태학에서 4년을 공부하는 동안, 아침에는 부추를 먹고 저녁에는 소금국을 먹었다.[太學四年, 朝虀暮鹽.]”라고 하였다.
  • 와력[瓦礫]  깨진 기와 조각, 또는 기와와 자갈이라는 뜻으로 하찮은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역대명화기(歷代名畫記)에 “좋아하면 금옥보다 귀하게 여기고, 싫어하면 와력보다 천하게 여긴다.[好之則貴於金玉 不好則賤於瓦礫]”라고 보인다.

 

【譯文】 炮炙鳳烹煮龍, 放下筷子的時候與酸菜和鹽沒有差異 ; 懸掛金佩戴玉, 成爲灰燼的時候同碎的磚瓦有何特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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