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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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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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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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語別[무어별] 말 없은 이별

 

- 林悌[임제] -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열다섯 어여쁜 냇마을 아가씨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수줍어 헤어짐에 말도 못하고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돌아와 대문 꼭꼭 닫아걸고는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배꽃 젖은 달빛에 눈물짓누나

 

<無語別무어별 / 말 못한 이별 / 林悌임제 : 林白湖集임백호집>

 

허균(許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학산초담(鶴山樵談)과 한치윤(韓致奫)의 해동역사(海東繹史) 예문지(藝文志)에는 규원(閨怨)’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임제[林悌] 조선(朝鮮) 중기의 문인(文人)으로 본관은 나주(羅州)이다. ()는 자순(子順)이며, ()는 백호(白湖풍강(楓江)·소치(嘯癡)·겸재(謙齋벽산(碧山)이다. 많은 서정시(抒情詩)와 풍자시(諷刺詩)를 남겼으며, 추성지(愁城誌),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 화사(花史) 등의 소설(小說)과 문집(文集)으로는 백호집(白湖集)이 전한다. 일찍이 속리산에 들어가 성운(成運)에게 배웠으며, 문장(文章)과 시()에 뛰어났다. 당파(黨派) 싸움을 개탄(慨歎)하고 명산을 찾아 시문(詩文)을 즐기며 지내다가 37세에 요절(夭折)하였다.

월계[越溪] 월계(越溪)는 원래 소흥(紹興)에 있는 약야계(若耶溪)를 가리킨다. ()나라의 미녀인 서시(西施)가 깁을 빨던 곳이라 하는데, 후대의 시문에서는 흔히 아름다운 여인이 살고 있는 주위의 시냇물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전하여 월계녀(越溪女)는 아름다운 여인을 지칭한다.

수인[羞人] 남을 부끄러워함. 부끄럽게 하다. 난처하게 하다. 부끄럽다. 수줍다.

중문[重門] 겹문. 덧문. 대문 안에 거듭 세운 문.

이화월[梨花月] 배꽃에 걸린 달. 하얀 배꽃을 비추는 달.

규원[閨怨] 남편이나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여자의 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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