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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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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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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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시대, 노나라 소공은 무능한 정치력 때문에 왕위에서 쫓겨나 제나라로 도망하였다.

어느 날, 제나라 경공이 노나라 소공에게 말했다.

젊은 나이에 왕위에서 쫓겨났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 반성을 해보셨습니까?”

노나라 소공이 대답하였다.

저는 젊은 나이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만, 그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말을 했습니다만, 저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저를 도와주거나 충성을 하려는 사람들이 차츰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주위에는 아부하려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제나라 경공은, 젊은 소공이 과거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으므로 장차 어진 군주가 되리라고 생각하고, 곁에 있던 재상 안자에게 물었다.

만약 소공이 다시 노나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가 현명한 왕이 될 수 있겠습니까?”

안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하였다.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이 물에 빠진 후에야 물에 빠진 원인을 알고자 하고, 길을 잃을 다음에야 길을 묻는 것입니다. 비유하건대 마치 위급함에 처하여 부랴부랴 무기를 주조하고, 목구멍이 막히고서야 비로소 우물을 파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빠르게 무기를 만들고 우물을 파더라도 이미 늦은 것입니다.”

제나라 경공은 안자의 말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晏子春秋안자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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