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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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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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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養拙[양졸] 쓰임 없이 살리라

 

- 白居易[백거이] -

 

鐵柔不爲劍[철유불위검] 무른 쇠는 칼이 되지 못하고

木曲不爲轅[목곡불위원] 굽은 나무 끌채 되지 못하네

今我亦如此[금아역여차] 지금의 나 또한 이와 같아서

愚蒙不及門[우몽불급문] 어리석고 어두워 쓸데없으니

甘心謝名利[감심사명리] 달가이 명예와 이익 버리고

滅跡歸丘園[멸적귀구원] 전원으로 돌아가 숨어 살려네

坐臥茅[좌와모자중] 띠집에 앉았다 누웠다 하며

但對琴與尊[단대금여존] 거문고 술동이나 가까이 하리

身去韁鎖累[신거강쇄루] 쇠사슬 묶인 몸 풀어내고

耳辭朝市喧[이사조시훤] 세상 시끄러운 소리 안 듣고

逍遙無所爲[소요무소위] 일 없이 내키는 대로 노닐며

時窺五[시규오천언] 이따금 노자의 글을 들추네

無憂樂性場[무우락성장] 걱정 없으니 본성 즐겁고

寡欲淸心源[과욕청심원] 욕심 적으니 마음이 맑아

始知不才者[시지부재자] 이제 알겠네. 재주 없어야

可以探道根[가이탐도근] 도의 근원을 찾을 수 있음

 


백거이[白居易] ()나라 때 시인으로 자는 낙천(樂天),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또는 취음선생(醉吟先生)이다. 조적(祖籍)은 산서(山西) 태원(太原)이고, 이백(李白)이 죽은 지 10, 두보(杜甫)가 죽은 지 2년 후에 하남(河南) 신정(新鄭)에서 태어났다. 정원(貞元) 16(800)에 진사가 되어, 벼슬은 소주(蘇州항주(杭州)의 자사를 거쳐 만년에 태자소부(太子少傅)에 지냈고, 형부상서(刑部尙書)로 치사(致仕)하였다. 향산(香山)에서 지내다가 세상을 뜬 뒤 낙양(洛陽) 남쪽 향산의 비파봉(琵琶峰)에 묻혔다. 시호는 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백부(白傅) 또는 백문공(白文公)으로 불렀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5세 때부터 시 짓는 법을 배웠으며 15세가 지나자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시재를 보였다 한다. 이백(李白), 두보(杜甫)와 더불어 당대3대시인(唐代三大詩人)으로, 같은 시대의 한유(韓愈)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병칭된다. 원진(元稹)과는 함께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이끌어 원백(元白)으로, 유우석(劉禹錫)과는 유백(劉白)으로 병칭되며 당시 으뜸으로 쳤다. 백거이는 시의 제재가 광범위하고 형식이 다양하며 언어가 평이하고 통속적이어서 시마(詩魔) 또는 시왕(詩王) 등의 칭호를 얻었다. 그는 시론을 통해 자신의 시작의 첫째 목적은 겸제(兼濟)의 뜻을 살린 풍유(諷諭)에 있다고 현실주의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고, 스스로 자신의 시집을 편집하면서 시를 풍유시(諷諭詩), 한적시(閑寂詩), 감상시(感傷詩), 잡률(雜律詩)의 네 종류로 분류하였다. 만년에는 세상일에 대하여 고민하고 방황한 끝에 한적을 좋아하는 태도로 발전한다. 저서에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백씨육첩사류(白氏六帖事類) 등이 전한다. 장한가(長恨歌), 매탄옹(賣炭翁), 비파행(琵琶行) 등을 대표적인 시로 꼽는다.

양졸[養拙] 질박함을 기름. 소박함을 지킴. 자기의 단점을 숨기다. 결점을 감추다.

우몽[愚蒙]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움. 무지몽매하다. 우매(愚昧).

불급문[不及門] 문에 이르지 못했다. 벼슬을 하지 못했다.

감심[甘心] 괴로움이나 책망(責望)을 달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달가워하다. 기꺼이 원하다. 에 만족하다. 체념하다. 단념하다.

멸적[滅跡] 흔적을 없애다. 행방을 감추다. 종적을 감추다.

구원[丘園] 언덕과 동산. 주변보다 조금 높고 경사진 곳에 있는 화원이나 과수원. 세상을 피하여 숨어사는 곳.

좌와[坐臥] 앉음과 누움이라는 뜻으로, 일상생활을 나타내는 말

모자[茅茨] 모옥(茅屋). 억새로 이은 지붕. . 볏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원대는 마디에 털이 있고 잎은 주로 뿌리에서 돋는다. 어린 꽃이삭은 단맛이 있어 식용한다. 뿌리줄기는 이뇨(利尿), 지혈 및 발한제로 약용하고 잎은 지붕을 덮거나 도롱이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강쇄[韁鎖] 고삐와 쇠사슬. ()하여, 속박. 구속.

조시[朝市] 조정(朝庭)과 일반(一般) 시정(市井). 아침에 서는 시장. 명예와 이익을 다투는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소요[逍遙]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

오천언[五千言] 5천여 언()으로 되어 있는 데에서,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을 달리 이르는 말.

심원[心源] 본래마음. 모든 법()의 근원이라는 뜻에서 마음을 이르는 말.

가이[可以] 할 수 있다. 가능하다. 해도 좋다. 해도 된다.

도근[道根] 도덕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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