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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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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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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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비둘기가 싫다

 

네가 먹었지

속 뒤집은 술내 나는 벌건 밥풀 몇 알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보다 먼저

발가락 두 개 없는 네 발자국 찍혔더라.

 

발가락 두 개는 세금으로 잘라내고

울음소리 잊어버려 가래만 끓는

사철 집만 지키려는 너희 두 부부

 

벽에 남긴 똥칠에 색이 있어도

문패일진 몰라도 그림은 아냐

환풍기 바람에 깃털 날리며

창턱에 붙어사니 살만은 하냐

 

눈치 보며 살다보면 산에 갈 날은

아마도 눈감고 세상 뜨는 날

굶어죽든 새매 배에 장사지내든

나 같으면 지금 산에 돌아갈란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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