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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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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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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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없어도 산은

귀는 언제나 기울이고 산다.

앉아 있어도 산은

언제나 쭉지는 쭉 펴고

하늘과 가장 가까이 산다.

산은 말없이 삶을 기루고

산은 소리 없이 죽음을 본다.

비가 내가 내리면 비를 마시고

눈이 내리면 눈을 입는다.

바람이 불어와도 돌아앉지 않고

바람과 얼싸안고 울어도 준다.

모두가 눈 감고 입 닫은 밤이면

가장 절실한 새 한 마리 울게 하고

가만히 그 소리에 귀 기울인다.

소리를 잊었지만 산은

말을 잃은 것이 아니고

다리를 잊었지만 산은

걸음을 잃은 것이 아니다.

달 밝은 밤이면 쭉지 편 산이

옛날로 옛날로 날아간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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